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한광옥대표 내정 민주당반응 / "이게 쇄신이냐" 黨內 반발기류
알림

한광옥대표 내정 민주당반응 / "이게 쇄신이냐" 黨內 반발기류

입력
2001.09.07 00:00
0 0

6일 밤 민주당 신임 대표에 한광옥(韓光玉) 청와대비서실장이 내정된 사실이 알려지자 민주당내에서 반응이 엇갈리는 가운데 심상치 않은 반발기류가 일고 있다.특히 지속적으로 당정쇄신을 요구했던 소장 그룹 일부에서는 “이한동 총리 유임에 이은 한 실장의 대표 기용은 인적쇄신이 거꾸로 가고 있는 증거”라며 집단적 움직임에 나설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인사 문제에서 청와대가 독주한다는 당내 비판은 당ㆍ청간 또 다른 힘 겨루기 양상으로 발전할 소지도 있다. 그러나 이미 사전 정지작업이 상당히 진행된 듯 한 실장 발탁을 수용하는 발언이나 중립적 태도 표명도 늘어나는 상황이다.

■ 반발 움직임

당정쇄신 운동을 주도했던 ‘새벽 21’의 김성호(金成鎬ㆍ초선) 의원은 “참신한 인사를 건의했던 우리들의 충정이 무참히 짓밟히고 ‘개악’이 되고 있다”면서 “이대로 주저앉을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한 실장 대표 내정 사실이 알려진 직후 장성민(張誠珉) 의원 등 ‘새벽 21’ 참여 의원들에게 사발통문을 돌리면서 “7일 아침 만나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해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바른정치 모임’의 신기남(辛基南) 의원은 “이번에도 여권이 올바른 모습을 갖추는 데 실패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며 부정적 견해를 밝히면서도 집단행동엔 유보적 자세를 보였다.

몇몇 최고위원들을 비롯한 일부 당 지도부도 반발기류에 가세, 당ㆍ청간 갈등이 증폭조짐을 보였다. 대표직을 다퉜던 한화갑(韓和甲) 최고위원측은 “인사권자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김근태(金槿泰) 최고위원은 이 총리의 유임과 한 실장의 대표 기용을 싸잡아 “청와대의 상황인식이 그 정도라면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면서 “새로운 결단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정대철(鄭大哲) 최고위원도 “비서실장이 바로 당 대표로 내려오는 것은 당의 위상 및 자율성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쓴 소리를 했다.

이 같은 상황전개를 예견한 듯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이 총리 유임 및 신임 대표 하마평 등에 대해 “(언론에 보도되는) 인적쇄신의 면면들로는 국민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없다”는 주장이 거침 없이 제기됐다.

전용학(田溶鶴) 대변인은 이 같은 주장을 회의 결과로 발표했다가 이날 밤 내정 사실이 전해지자 “당으로서는 당직개편이 10일 중 이뤄진다고만 알고 있는데 왜 그런 얘기가 먼저 나오는지 알 수 없다”며 곤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중권(金重權) 대표는 최고위원들의 요청에 따라 당내 비판적 의견들을 김대중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하기 위해 면담신청을 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

■ 수용 분위기 및 청와대 반응

이인제(李仁濟) 최고위원측은 가타부타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으나한 실장 발탁에 대해 중립적 자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무현(盧武鉉) 상임고문측은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여러 가지를 고려해 판단한 것으로 본다”며 “신임 대표가 당을 원만하게 이끌어 갈 것으로 기대한다”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최근 의원 60여명이 참여한 ‘중도개혁포럼’을 발족시킨 정균환(鄭均桓) 총재특보단장도 “당의 정체성 확립이 중요하지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는 발상은 옳지 못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청와대에서는 당이 인사문제를 거론한 데 대해 “대통령의 인사문제에 관해 당이 공개적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비판 기류가 팽배했다.

이와 함께 교체가 확실시되는 김중권 대표가 동반 퇴진을 위해 당의 기류를 ‘빅3’교체로 몰아가고 있다는 의구심마저 표출됐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