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찰스왕세자와 함께 한국을 찾은 고(故) 다이애너 왕세자비의 활동 모습이 담긴 사진 한장이 경매에서 200만원에 낙찰돼 전액이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사용된다.5일 서울 종로구 중학동 ‘포토i갤러리’에서 ‘린다 그로브 초대전’개막 행사로 경매에 붙여진 이 사진은 다이애너비가 서울 외국인학교를 방문, 학생들의 태권도 시범을 지켜본 뒤 함께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기록하고 있다.
이 사진을 찍은 영국인 사진작가 린다 그로브(53)는 당시 언론사 사진기자의 출입이 통제된 상태에서 단독으로 카메라를 들고 동행, 이 장면을 잡아낼 수 있었다.
“당시 서울 외국인학교의 후원 겸 고문단의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다이애너비가 학교 행사에 참여하는 모습을 혼자서만 취재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인과 외국인 20여명이 참가, 100만원부터 시작된 경매에서 사진은 200만원을 제시한 웨스틴조선호텔의 버나드 브렌더 총지배인에게 낙찰됐다.
그는 “평소 가난하고 병든 이들을 돕는데 앞장서 온 고인의 뜻을 기린다는 차원에서 200만원을 쾌척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아버지가 한국 전쟁 참전 용사인데다 정유회사에 다니는 남편이 1992년 한국지사에 부임하면서 한국과 인연을 맺게 된 그로브는 97년 남편의 이임 후에도 해마다 두세번씩 한국을 찾을 정도로 한국인 친구가 많다.
흑백 이미지에 사물의 선들을 섬세하게 표현해내는데 일가견이 있는 그녀는 “한국의 자연과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영상으로 그려 내는데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11일까지 87점의 흑백 사진들을 전시중이며 전시된 작품의 판매수익금은 전액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기탁할 예정이다.
박원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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