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학 강의프랑스 철학자 볼테르는 “신화의 연구는 바보들이나할 짓”이라고 했다. 계몽철학자로서 현실문제에 더 관심이 컸을 그로서는 당연한 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간복제까지도 운위되는 첨단 과학의 시대인데도 신화에 대한 관심과 연구는 훨씬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그 속에는 한 민족 혹은 집단의 혼(魂)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신화학 강의’(열린책들 발행)를 낸 안진태 강릉대 독문과 교수는 박은식 선생의 “민족이란 혼(魂)과 백(魄)으로 이루어졌으니 백(영토, 주권)은 잠시 없어지더라도 혼이 살아 있으면 민족은 되살아난다”는말을 인용하며 민족의 정체성을 담고 있는 신화를 홀대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안교수의 이 저서는 동서양의 신화에 대해 국내 학자로서는 최초로, 학문적으로종합 정리한 책이라 할 수 있다.
신화의 이론부터 그리스 신화, 천사 신화, 민담과 점성술, 현대의 루카치와 하버마스의 신화에 대한 사상까지를600쪽의 방대한 내용에 친절하게 서술했다.
신화와 관련한 인문사회 각 학문 분야의 섭렵뿐 아니라, 그리스 이탈리아 이집트 터키 튀지지 케냐까지현장을 방문하는 발로 뛴 노력이 생생하다.
요즘 국내에도 불고 있는 신화 이해의 열기에 훌륭한 길잡이가 될 것 같다. 저자는 로버트 풀검의 말로신화 이해의 중요성을 다시 강조한다 “나는 지식보다 상상력이 더 중요함을 믿는다. 신화가역사보다 더 많은 의미를 담고 있음을 믿는다.”
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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