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북한은 이번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 주석의 방북을 계기로 앞으로 ‘순치(盾齒)의 관계’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이며 대미 관계에서 긴밀한 공동 보조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江 주석은 특히 이번 방북 기간 중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정상회담등에서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명분으로 미국이 미사일방어(MD)체제를 구축하려는 것은 패권주의적 발상이라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도 미사일 실험발사의 유예를 거듭 강조하면서 중국의 입장에 적극적인 지지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국무부가 4일 江 주석의 방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논평한 것도 북중 관계가 어느 때보다 밀착되고 있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중국 외교 소식통들은 江 주석이 북한이 미국과 본격적으로 미사일 및핵 협상을 시작하기 전에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확보함으로써 이를 대미관계의 지렛대로 이용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언론들이 중국과 북한이 피로써 맺어진 ‘특수관계’라고 강조하면서 김일성(金日成) 전 주석이 중국을 10여차례 방문했으며 저우언라이(周恩來) 전 총리와 류샤오치(劉少奇)전 국가주석, 덩샤오핑(鄧小平) 등이 여러 차례 북한을 찾아가 우의를 다졌다고 보도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밀착은 조지W 부시 미국 정부의 출범 이후 예견됐던 것이다. 즉 ‘공동의 적’에 대항하기 위해 양측의 우호ㆍ협력은 필수적일 수밖에 없으며 이를 통해 대미 협상에서 우위를 선점하자는 의도로 관측된다.
하지만 이번 江 주석의 방북에서 이 같은 밀월관계를 대외에 공표하는 공동 성명이 발표되지 않아 ‘밀월’의 수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江 주석의 방북 전 중국측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번 방문에서 공동성명은 없다”고 밝혔었다. 그는 중북간에 김일성(金日成) 전 주석 때부터 공동성명이 없는 것이 관례였다고 설명했다.
江 주석은 이번 방북에서 남북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등 우회적으로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에 대해 언급해 향후 북한측의 대응이 주목된다.
베이징=송대수특파원
dssong@hk.co.kr
■王부부장 통해 귀국회견
중국 정부는 장쩌민(江澤民)국가 주석의 2박3일 동안의 북한 방문 성과를 5일 오후 수행했던 왕지아루이(王家瑞) 당 대외연락부 부부장을 통해 외신기자들에게 설명했다.
王 부부장은 이번방북에서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방한을 권유했느냐는 물음에 “김 위원장의 방한은 남북 쌍방에 달렸다”며 “중국은 종래로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유리한 일을 지지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 방문의성과와 의의에 대해 “江 주석의 방북은 신세기 초 중-조 우호관계 발전의 시발점으로 전통 우호관계가 더욱 높은 수준으로 발전했으며 지역세계 발전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江 주석과 김 위원장은 두 차례 정상회담을했으며 주제는 지역, 국내외 문제 등 광범위했고 아주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王 부부장은 이어“조선은 경제적으로 많이 좋아졌지만 이번에 양식과 물자를 무상지원했으며 앞으로 청소년 교류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중국은 조선반도의 변화를 중시하다고 전제하고, ”남북정상회담후 한반도의 긴장이 완화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江 주석과 김 위원장간의 정상회담에 배석한 대외연락부 다이빙궈(戴秉國) 부장도 베이징(北京)으로 돌아오는 특별기상에서 방북을 취재한 중국 언론인들에게 “김 위원장이 한반도와이 지역 각국의 평화와 공동 번영을 위해 江 주석과 함께 노력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江 주석의 이번 방북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촉진하는 중대한 조치이며, 중-조 관계의 미래 발전과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그리고 중-조 두나라와 이 지역각국의 공동 번영과 발전에 반드시 중대하고 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송대수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