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기소된 언론사 6개 법인과관련자 13명의 공소장 내용은 대체로 국세청 고발내용 및 일부 사주들의 구속영장 내용과 큰 차이가 없다.국세청 피고발인 12명 중 11명이 기소됐으며,기존의 특가법상 조세포탈, 특경가법상 횡령 혐의 등이 그대로 적용된데다 관심을 모았던 재산 국외도피, 배임 등 혐의는 추가되지 않았다.
조선일보 방상훈(方相勳) 사장은 회사 주식 32만9,000주를 아들과 사촌동생에게 증여하는 과정에서 55억여원의 증여세를 포탈하고 부외자금(비자금) 조성을 통해 모두 45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방계성(方桂成) 전무는 방 사장과 공모해 12억여원의 법인세를 포탈한 혐의 외에 8억여원을 개인적으로 횡령한 혐의가 추가됐다.
동아일보 김병관(金炳琯) 전명예회장은 회사주식 57만주를 아들에게 증여하는 과정에서 37억여원의 증여세를 포탈하고 5억여원의 법인세를 내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김병건(金炳健) 전 부사장은 44억여원의 증여세 및 4억여원의 종합소득세를 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일보 조희준(趙希埈) 전사장은 아버지와 순복음교회 등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는 과정에서 21억여원의 증여세와 4억여원의 법인세를 포탈하고 7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있다.
그러나 함께 고발된 ㈜넥스트미디어 코퍼레이션은 위법행위의 증거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대상에서 제외됐다. 대한매일신보는 기존의 34억원 조세포탈혐의 대신 10억여원의 결손금 과대계상 혐의가 적용됐다.
중앙일보와 송필호(宋弼鎬) 부사장등은 7억여원의 법인세 포탈 및 회계장부 파기 등 혐의로, 한국일보와 장재근(張在根) 전 사장은 6억여원의 특별부가세 포탈 및 56억여원의 결손금과대계상, 5억여원의 횡령 혐의로 기소됐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향후 재판 일정
검찰이 4일 언론사 탈세 관련자 13명을 기소함에 따라 탈세규모 및 횡령혐의를 둘러싸고 치열한 법정공방이 예상된다.
법인세와 증여세 등 탈세 혐의에 대해 검찰은 관련자료와 당사자 진술을 확보, 범죄사실 확정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해당신문사들은 언론계의 오랜 관행과 법리상 문제점 및 기준 적용의 자의성, 사실관계 오인 등의 측면을 부각시켜 탈세액을 최대한 줄이는 데 전력할 것으로보인다.
가장 민감한 사안인 사주의 횡령 혐의에 대해서는 개인용도 사용여부에 대한 사실관계 공방과 함께 ‘언론발전공로’ 등 정상참작론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로 일부 언론사는 검찰 조사과정에서도 증자대금이 주주배당금 중 일부라는 점을 들어 횡령액수를10억여원 이상 줄였고 계열사 주식 고가매매 혐의도 부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된 사주 등에 대한 첫 재판은 이르면 오는 20일께 열리고 1심 선고는 6개월 뒤인 내년 2월께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지법은 4일 형사수석부에 조선일보, 형사23부에 중앙일보와 대한매일신보, 형사22부에 한국ㆍ국민일보, 형사21부에동아일보를 각각 배당했다. 동아일보 김병관(金炳琯) 전 명예회장의 경우 건강악화 및 고령을 이유로 보석이 허가돼 불구속 재판을 받을 수도 있다.
피고인에 대한 형량도 관심거리다.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8조(조세포탈)는 포탈세액이 연간 5억원 이상일때 무기 또는 5년이상의 징역에 처하는 동시에 탈루액의 2~5배의 벌금을 병과토록 하고 있다.
또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3조(횡령)에 의하면 횡령액이5억∼50억원인 경우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지므로 탈세 및 횡령액수가 많은 일부 사주의 경우 최고 무기징역에서 수백억원의 벌금형까지 선고가 가능하다.
하지만 정상참작 등으로 집행유예의 선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김영화기자
yaa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