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소련 국영방송 오스탄키노의 미공개 녹음이 세상에 나오기 시작했다.40만 곡에 이르는 이 방대한 녹음 전체의 아시아 판권을 사들인 국내 음반사예당클래식스가 ‘러시아의 위대한 연주가들’ 시리즈로 그 가운데 1차분 10종을 내놓았다.
예프게니 키신, 스비아토슬라브 리히터, 에밀 길렐스(이상 피아노), 유리 테미르카노프,겐나디 로제스트벤스키, 예프게니 므라빈스키, 발레리 게르기예프(이상 지휘), 다닐 샤프란(첼로), 레오니드 코간(바이올린)….
연주자 이름만 들어도 귀가 번쩍 뜨일 음반들이다. 아날로그 음원(音源)을 러시아 스튜디오에서 디지털로 바꾼 뒤 다시 미국에서손질해 음질도 일반 CD와 별 차이가 없다.
이번 발매분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다닐 샤프란이 1971년에 연주한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이다.
샤프란은 서방으로 망명하지 않고 끝까지 조국에남아 구 소련의 마지막 자존심이자 ‘신비의 성자’로 알려진 대가이다.
이 음반은 작년에 잠깐 들어왔다가 계약상의 문제로 바로 시장에서 거둬졌다. 정식 계약으로 나오기는 세계에서 처음이다.
‘강철 타건’으로 유명한 에밀길렐스가 쿠르트 마주어의 지휘로 녹음한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4ㆍ5번(76년), 로제스트벤스키-빅토리아 포스트니코바협연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1ㆍ4번(90ㆍ91), ‘레닌그라드 필의 전설’ 므라빈스키가 지휘한슈베르트 교향곡 8번 ‘미완성’(78)도 세계 최초 발매다.
이밖에 ▦키신-게르기예프의 차이코프스키ㆍ쇼스타코비치 피아노협주곡 1번(87ㆍ88년)▦테미르카노프의 무소르그스키 ‘전람회의 그림’(80)
▦리히터-잔더를링의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2번ㆍ3번(59ㆍ91) ▦로제스트벤스키의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6번 ‘비창’(71)
▦레오니드 코간-파벨 코간 부자의 브람스ㆍ브루흐의 바이올린협주곡(76ㆍ81)이 포함됐다.
오스탄키노의 이 엄청난 보물들은 그동안 일부는 구 소련 국영 음반사 멜로디아상표로, 또 일부는 사회주의체제 붕괴 후 이리저리 팔려나가 영국 올림피아, 일본 빅터 등을 통해 극히 일부부만이 소개됐다.
예당은 이 보물들을‘러시아의 위대한 연주가들’ 시리즈로 매달 10종씩 낼 계획이다.(02)2106-2588
오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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