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내 긴 잠에 빠졌던 춤판이 이번 주부터 깨어나는 느낌이다.김매자, 황미숙, 김명숙, 김영희, 손인영 등 주요 무용가들의 굵직굵직한 신작이줄줄이 무대에 오른다.
이중 가장 야심찬 작품으로 기대되는 것은 김매자의 ‘심청’(18~20일 오후 7시 30분 LG아트센터)이다.
명창 안숙선이 2시간여에 걸쳐 판소리 ‘심청가’를하고 그 위에 김매자의 창작춤이 얹히는 대작이다.
춤으로 듣는 소리요, 소리로 보는 춤이라 할 이 공연은 한국 창작춤과판소리를 각각 대표하는 두 예술가가 한 무대에 선다는 것만으로도 화제가 되고 있다.
완판창과 창작춤의 결합은 작고한 명창 김소희의 소원이었다. 그는 김매자에게 공동작업을 제안했으나 이루지 못하고 죽었다.
그로부터 10여년이 흐른 지금 제자 안숙선이 스승의 유지를 받들게 됐다. 김매자는 ‘심청가’ 중 백미인 ‘범피중류’(심청이 인당수로 가는 대목부터 물에 빠져 죽는 부분까지)만 따로 떼어 올 봄 선보인 데 이어 이번에 완판을 내놓게 됐다. (02)7665-210
손인영무용단의 ‘소통’(12일 오후 8시, 13일 오후 4시ㆍ8시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은 미디어 범람에 따른 인간상실을 경고하는 작품이다.
공연은 1층 객석의 절반을 치우고 좌우 막을 없앤 채 진행한다. 극장의 높은 천정과 모빌을 이용한움직이는 무대세트, 바닥에 쓰여진 붓글씨를 따라 춤추는 무용수, 드럼통 안에서 터지는 영상과 아크릴 원통에서 사방으로 뻗치는 빛 등 시각적 새로움을시도한다. (02)2263-4680
황미숙 현대무용단의‘공명’(共鳴. 5일 오후8시, 6일 오후 5시ㆍ8시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은 공감각적 무대를 예고한다. 생음악 연주와 영상을 곁들여 공간의 움직임과 소리의 울림을 몸으로 표현한다.(02)3673-2502
김명숙 늘휘무용단의 ‘움직이는 산’(12, 13일 오후 8시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은 중견극작가 이강백의 대본을 바탕으로 했다.
어느 새벽, 빨래하던 여인이 산이 움직이는 것을 보고 놀라 소리치자 산이 멈춰버렸다는 대구 지역 설화를여성주의 시각에서 춤으로 옮긴 작품이다. (02)2272-2153
귀기 서린 기(氣)의 춤으로 잘 알려진 김영희의 ‘부모은중경’(13일 오후 5시ㆍ8시 문예회관 대극장)은 부모님 은혜의 무거움을 일깨우고 착함으로 돌아갈 것을 권하는 불경 내용을 이미지중심으로 풀어낸다. (02)760-4800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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