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부진=해임.’ 축구대표팀 감독의 운명은 성적에 달렸다. 2002년한ㆍ일 월드컵 축구대회 지역예선이 막바지로 치달으며 ‘감독들의 수난시대’가 이어지고 있다.2일 유럽지역 예선서 그루지아에 1-3으로 패해 조 3위로 떨어지면서 본선직행이 불가능해진 헝가리 축구협회는 즉각 베르탈란 비츠케이 감독을 해임했다. 임기가 내년 말까지인 비츠케이 감독은 “지난 1년6개월간 질 경우 해임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이미 예상했다는 표정.후임엔 19세 이하 대표팀의 이므레 겔레이 감독이 선임됐다.
이라크와 UAE는 지역예선 3경기만에 다시 감독을 교체했다. 1일 사우디아라비아에 0-1로 패한 이라크는 아드난 함드 감독을 해임했다. 또 카타르에 0-2로 패해 2연패에 빠진 아랍에미리트(UAE)의 압둘라 알 사커르감독은 자진 사퇴했다. 이라크는 루돌프 벨레안(크로아티아), UAE는 티니 루이츠(네덜란드)를 새 감독으로 영입했다. 이로써 아시아 지역 예선에참가한 10개국중 감독을 경질한 나라는 사우디 등 모두 3개국으로 늘었다.
위기상황에 놓인 감독도 많다. 지난 해 6월 유럽축구선수권(Euro2000) 예선서 탈락한 독일의 에리히 리벡 감독의 뒤를 이은 루디 펠러 감독은 한 때 ‘세대교체에 성공했다’는평을 들었으나 잉글랜드에 1-5로 패한 뒤 언론은 물론 선수들로부터 혹평받고 있다. 또 98년 월드컵 4강팀 네덜란드의루이스 반갈 감독 역시 사실상 본선진출 실패로 ‘풍전등화’의 상황이다. 한 순간의 성적에 따라 운명이 바뀌는 감독들에게 월드컵은 ‘기회이자 무덤’인 셈이다.
유승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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