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미술로 보는 몸] (5)데미안 허스트의 '찬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미술로 보는 몸] (5)데미안 허스트의 '찬가'

입력
2001.09.03 00:00
0 0

사진이 나오기전 가장 급진적인 몸의 표현으로는 시로플라스티(ceroplastyㆍ 왁스 모델)를 들 수 있다.18세기 해부는 절정에달해 신비하게만 여겨졌던 몸을 거의 완벽하게 표현하기에 이르렀다. 물론 몸의 내부구조를 이해했다기 보다는 몸의 외부 구조를 이해한 것에 지나지않았지만, 미술에 미친 영향은 상당히 컸다.

시로플라스티는 18세기 중반부터 19세기 초까지 이탈리아를 비롯해 유럽 전역에서 유행했다. 화려한 색채, 윤이 나고 부드러운 왁스의특성은 산 사람을 연상시킬 정도였다.

다양한 포즈와 깨어있는 듯한 얼굴 모습으로 왁스 모델은 인간의 영혼문제까지도 다루려고 한 흔적이 엿보이는것이었다.

영국 현대미술의 대표작가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의 작품은 바로 18세기 왁스 모델의 재현이라고 볼 수 있다.

20피트가 넘는 거대한 작품인 ‘찬가(Hymn)’는 플라스틱 같은 느낌을 주지만, 실상동으로 만들어진 튼튼한 조각이다.

비록 18세기 왁스 모델과 비슷해 보이지만, 냉철하고 의학적인 허스트의 작품은 꿰뚫어 볼 수 없는 인체의 비밀까지도 내포하고 있는 듯 보인다.

피부, 근육, 장기를 다 보여주면서도 숨겨진 것, 꿰뚫어 볼 수 없는 것이 많음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결코 죽지 않고는 들여다 볼 수 없는 나의 몸에 대한 실상을 증명이라고 하는 듯 보인다.

문인희ㆍ미술사가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