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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당국간 만남 왜 제의했나…林통일 구하기? 대화전환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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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당국간 만남 왜 제의했나…林통일 구하기? 대화전환 신호?

입력
2001.09.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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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일 당국간 대화 재개를 제의함으로써 5개월 이상 답보 상태였던 남북관계에 돌파구가 열릴지 주목된다.그러나 북측의 제의가 임동원(林東源) 통일부장관의 해임건의안 표결을 눈 앞에 둔 시점에서 이뤄져 즉흥적인 ‘임 장관 방어용’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측의 제의가 ‘전격적’이라는 점에는 동의하면서, 제의 의도에 대해서는 상반된 분석을 내놓았다.

이동복(李東馥) 명지대 초빙교수는 “북측이 대화의지가 있다면 구체적으로 회담 수위를 명기했을 텐데 ‘당국 회담’이라는 전례 없는 협상을 제의했다”면서 “이는 임동원 장관을 구명하려는 술책”이라고 말했다.

8ㆍ15 평양축전 후 남한에서 벌어진 이념갈등을 주시해온 북측이 대화 창구인 임 장관의 해임 가능성이 커지자 판문점 연락사무소가 문을 닫은 일요일 급작스레 ‘방송통지문’이라는 비정상적 방법으로 대화를 제의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북측의 제의가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8월 러시아 방문,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의 3일 방북으로 이어지는 전반적인 ‘국면 전환’의일환으로 봐야 한다는 견해도 만만찮다.

서동만(徐東晩) 상지대 교수는 “‘북방 3각 관계’를 다지고 대화국면으로 나서려던 북한이 남측의 기조변화가 예상되자 서두른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이는 큰 흐름에서 대화 재개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번 제의는 북ㆍ중 정상회담 직전에 김정일 위원장의 지시로 이뤄진 것”이라면서 “남북대화를 우선 진행시키면서 북미협상에 나서겠다는 포석”이라고 해석했다.

북측이 제기한 대화 수위는 일단 장관급회담이 유력하다. 북측은 통지문에서 “대화의 재개’”라고 표현, 3월 이후 중단된 장관급 회담의 속개를 시사했다.

이종석(李鍾奭) 세종연구소 남북관계연구실장은 “북측 통지문 발송자인 임동옥 조평통 부위원장은 노동당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을 겸임하며 실질적으로 대남정책을 맡아왔다”면서 “장관급회담을 제의하고 주도할 만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정치권 반응

여야는 2일 북한의 돌연한 남북당국 대화재개 제의가 3일 임동원 통일부장관 해임건의안 표결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며 촉각을 곤두세웠다.

민주당 전용학(田容鶴) 대변인은 “국내 정치상황과 무관하게 북한이 남북대화 재개의사를 밝힌 것을 환영한다”고 일단 반겼다.

전 대변인은 그러나 야당의 정치공세를 의식한 듯 “북한이 이 시점에 대화재개를 요구한 배경에 대해 정부 당국이 차후 분석해야 할 것”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한나라당은 “북한이 임동원 장관 구출작전에 나섰다”면서 “북의 돌연한 태도변화는 임 장관이 해임돼야 하는 이유를 정확히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광근(張光根) 수석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대화 재개 자체는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이의 정략적 이용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는“그런것 온다고 해서 적당히 하지 않아”라며 일축한 뒤 “호흡이 잘 맞는구먼, 잘 맞아”라고 냉소했다.

변웅전(邊雄田)대변인은 “북한 당국이 갑자기 누구의 요청이 있었길래 회담을 제의한 것인지 저의가 불 보듯 뻔하다”며 “국민은 북한의 이러한 제의에 대해 의혹을 가질 뿐”이라고 논평했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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