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목동, 면목동.”서울의 택시요금이 25%나 오른 1일 새벽 종로2가 종로서적 앞. 김영훈(21ㆍ대학생)씨가친구 3명과 함께 줄 지어 지나가는 빈 택시 앞에 바싹 다가서서 기를 쓰고 외쳐 보지만 택시들은 그냥 지나친다. “벌써 20분 넘게 기다렸어요. 택시비는 상한가로 올랐는데 서비스는 여전히 하한가군요.”
서울시는 “요금인상이 서비스개선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이날 새벽 상황은 인상 전과 조금도 달라진 것이 없었다.
택시들은 빈 차임에도 창문을연채 목적지를 물으며 마음에 맞는 승객을 골라 태웠고, 합승은 더욱 공공연하게 이뤄졌다. 이 때문에 종로는 택시와 승객들이 엉켜 2개 차로가 두절상태였다.
시는 요금 인상에 맞춰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달 27일부터 1개월간 심야불법운행 특별단속을 한다고 했지만 이날 종로2가에서는 찾아 볼 수가 없었고 6명의 의경만 나와 교통정리를 벌였다.
이들은 버스전용차로에 들어오는 택시를 바깥 차로로 내쫓고, 2차로까지 나와 택시 잡는 시민들을 인도로 들여보내느라 택시의 불법영업까지 단속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시가 특별단속반을 만들고, 가중처벌 한다고 엄포를 놓았지만 불법영업에 익숙한택시운전사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10년째 택시를 몬다는 김모(47)씨는 “요즘 몰래 단속이이뤄진다 하길래 공무원처럼 보이는 양복바지에 반팔셔츠를 입은 사람은 아예 태우지 않는다”고 말했다.
택시기사 양태준(48)씨는 “요금이 올랐지만 사납금도 덩달아 인상돼 법대로 운전하다간 손해”라며“두 눈 질끈 감고 합승과 승차거부를 할 수밖에 없는 심정을 이해해 달라”고 볼멘소리다.
택시요금이 오른 줄 모르거나 기본요금 300원만 인상된 것으로 아는 시민들도 많아 이날 곳곳에서 택시기사와 승객이 실랑이 벌이는 모습이 목격됐다.
전농동에서 고려대까지 택시를 타고 왔다는 김세정(26ㆍ인천 부평구 부개동)씨는“미터기에 2,400원이 찍혔는데 2,900원을 받아 운전사와 말싸움을 했다”며“요금을 올릴 때는 미리 미터기부터 교체했어야 오해가 덜하지 않겠느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미터기 교체 시설이 부족해 시는 모범택시 회사택시 개인택시 순으로 날짜를 정 해교체하도록 했다.
개인택시의 경우 20일부터 미터기를 바꿀 수 있어 요금조견표와 대조하는 불편은 1개월 정도 계속될 전망이다.
이번 요금인상과 함께 시행되는 콜택시의 콜비용 1,000원 부담에 대해서도 시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25% 요금인상에 콜비용까지 받으면 실제 40% 이상의 인상이란 지적이다. 반면 콜택시를 영업하는 측에선 “콜센터에 매달 2만원과 호출 1건당 300원씩 내야하고, 승객 대기시간 등 손해가 있어 1,000원 더 받는게 당연하다”고 주장한다.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