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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내우외환'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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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내우외환' 심화

입력
2001.09.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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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반도체의 ‘내우외환(內憂外患)’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미국은 한국 정부에 하이닉스 지원을 중단하도록 전방위 통상압력을 가하고 있고, 국내 채권은행들은 제각각 목소리를 내며 ‘내홍(內訌)’조짐을 보이고 있다.▼거세지는 통상압력

“미 마이크론테크놀로지사와 하이닉스, 둘 중 누가 오래 버티느냐의 싸움이다.”

한 시중은행장의 평가 처럼 점점 거세지는 미국의 통상압력은 하이닉스를 고사 위기로 내몰아 마이크론을 살려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국측 주장은 한국정부의 하이닉스 지원은 정부의 역할을 줄이고 시장이 보다 자유롭게 작동하도록 한다던 약속에 위배되는 불공정 지원이라는 것.

정부와 채권단은 그러나“채권금융기관 자율로 지원 논의가 이뤄지는 만큼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맞서고 있다.

미국측이 마이크론을 살리기 위해 하이닉스에 대해 의도적인 흠집내기에 나서고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미국 통상압력이 정부에 상당한 부담이 되는 것은 분명한 사실. 만약 미국측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등 직접적인 대응에 나설 경우 하이닉스 지원이 수포로 돌아가는 것은 물론 미국과의 관계도 급격히 악화할 것이 뻔하다.

▼양 극단으로 치닫는 채권단

“믿을만한 회생 방안 없이는 지원이 어렵다”는 산업은행 정건용(鄭健溶)총재의 발언 이후 은행들이 제각각 의견을 표출하고 있다.

은행들은 주채권은행이 마련한 지원안을 믿을 수 없다는데는 의견이 같지만 이해관계에 따라극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산업, 한빛은행은 “지원하려면 확실히 하고 아니면 지금 포기해야 한다”는 논리로 주채권은행을 압박하고 있다.

이덕훈(李德勳) 한빛은행장은 이날 “질질 끌려가는 지원은 바람직하지 않다. 확신만 있으면 신규지원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여신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은 하나, 한미, 신한은행 등은 사실상의 지원 불가론을 펴고 있다. 라응찬(羅應燦) 신한금융지주회사 회장은 “하이닉스에 신규 지원을 하느니 기존 채권을 포기하는 것이 낫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결국 1조~2조원의 신규자금 지원을 포함한 새로운 채무재조정안이 마련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지만 적어도 신규자금 지원 만큼은 안된다는 다른 은행들의 반발과 거센 통상압력등을 감안할 때 법정관리 가능성도 점차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시중銀,하이닉스 충당금 법정관리수준 상향방침

시중은행들이 하이닉스반도체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을 법정관리수준으로 상향조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인호(李仁鎬) 신한은행장은 31일 기자간담회에서“하이닉스가 법정관리로 가지 않더라도 6월 말 현재 19%인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을 연 말까지 법정관리 수준인 50%(회수의문)로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덕훈(李德勳) 한빛은행장도 이 날 “금명간 이뤄질 채권단 출자전환과 관계없이 대손충당금 비율을 높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이닉스에 대한 충당금 비율이 가장 높은 하나은행도 6월 말 40%에서 7월 말 45%로 높인데 이어 이달 말까지 다시 50%로 조정키로 했다.

이밖에 조흥은행, 외환은행도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을 탄력적으로 상향조정한다는 방침이다.

박정규기자

j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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