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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웨난과 중국고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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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웨난과 중국고고학

입력
2001.09.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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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여행하면 새삼 한국이 작다는것을 실감하며 놀라는 것이 많다. 드넓은 영토에 자라나는 농작물과 어디를 가나 넘쳐나는 사람들, 그리고 풍광 좋은 자연과 한없이 흘러가는 듯한 긴 강들.음식점에선 기름에 튀긴 온갖 음식들이 일품이고, 넓은 재래시장엔 생동하는 중국인들의 모습이 활동사진처럼 펼쳐진다. 삼국지와 수호지 그리고 홍루몽 등 방대한 규모의 작품은 넓디 넓은 땅을 배경으로 쓰여졌다.

■중국의 박물관은 이런 대륙의 풍모를 이해하는 상징적인 곳이다. 베이징(北京)을 비롯, 각 성에 있는 박물관 진열관 기념관들엔 눈이 번쩍 뜨이는 진귀한 유물들이 전시되고 있다.

지금도 생활유적지와 옛무덤을 발굴하면 커다란 박물관을 새로 지어야 할 만큼 놀라운 문화재들이 쏟아져 나온다. 인류 문명의 한 기원을 이룬 중국문화의 깊이는 이런 박물관 전시물에서 엿볼 수 있다.

■중국고고학과 문학을 아우른 중국작가 웨난(岳南ㆍ38)의 작품은 한국에서도 인기이다. 고고학 발굴 과정을 상세히 조사하고 문학성을 가미해 쓴 그의 책은 보고문학 또는 기실(紀實)문학이란 새 분야를 개척했는데 진시황 병마용과 법문사의 보물 발굴 그리고 명(明) 13릉과 마왕퇴의 귀부인을 발굴한 내용은 흥미진진하다.

청(淸) 황제의 동릉을 도굴한 과정도 어찌나 실감나는지 마치 고분 속 현장에 같이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웨난은 고고학과 역사학뿐 아니라 현대사 서술에서도 재능을 보여준다. 무덤주인이나 부장품과 관계되면 황제이든 관료이든 아니면 장군이든 서민이든 줄줄 이야기한다.

중국의 정사와 고전을 섭렵한 광범위한 독서량과 더불어 현지조사가 바탕이 된 글들이다. 그래서 군벌이 판치던 북벌시기의 이면사와 중소대립이 벌어지던 시기의 정책과 함께 사인방이 판친 문화혁명의 소용돌이 속에 중국인이 고통받던 실상을 생생히 그려낸다.

한국의 작가 지망생들이 웨난의 책에서 자극을 받는다면10년 뒤 우리도 그런 인재와 작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최성자 논설위원

sj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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