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가짜다(원제The Chinese)광대한 국토와 13억 인구, 찬란한 문명의 나라 중국. 최근 20년간 놀라운경제 성장을 거듭하며 소련을 대신해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초강대국으로 다시 일어나는 나라. 세계 모든 기업이 최후의 결전을 준비하는 거대 시장.
기대와 두려움이 섞인 눈으로 중국을 바라보는 외부인들에게, 이 책은 찬물을 끼얹는다.서방 언론의 최장기 베이징(北京) 특파원으로 15년 간 이 나라를 취재해온 영국인 제스퍼 베커(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 베이징 지국장)는 극심한불평등과 부패, 권력의 폭압으로 얼룩진 중국의 이면을 파헤치면서 중국의 미래는 없다고 단언한다.
농촌의 빈곤, 노동자 착취와 인권유린, 세계 최악의교육과 의료 등 어둡고 처참한 현실 위에서 공산당 간부들만 배를 채우고 있으며 국가주석 장쩌민은 황제가 되기를 갈망하는 오만한 지도자라고 비난한다.저자는 한 농민의 말로 자신의 주장을 요약한다.
“공산당이 온 이래 변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혁명은 단지 타락한 정치인들에게만 좋은 결과를 안겨주었을 뿐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상황을 한 번 봐라.”
그는 중국이 자신을 구원할 가능성조차 부인한다. 중국 정부는 나라 발전을 가로막는관리들의 전횡을 막으려고 하지만, “거대한 피라미드 혹은 방대한 먹이사슬처럼 얽힌 관료제도가 중국 정부를 움직이는 원동력이기때문에” 그런 노력은 중국 정치체계 전체를 허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결국 독재와 불평등, 범죄와인권유린은 계속될 것이라고 예언한다.
이 책은 중국에 대한 환상을 깨뜨리는 과격한 열변이다. 그러나, 전적으로 동감하기는어렵다. 공산당의 과오와 오늘날 중국에 만연한 여러 문제들 때문에, 지난 반세기 동안 중국이 쌓아올린 것들을 ‘거짓의역사’로 규정하는 것은 지나친 폄하로 보인다.
또 하나, 특별히 한국 독자들을 부끄럽게 만드는 대목이있다. 노동자 인권 유린의 사례로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횡포가 두 건이나 자세히 소개되고 있다. 한국을 예전 중국의 속국으로 기술한 것도눈에 거슬린다.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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