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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리더 / 페덱스 한국지사 찰스 아리나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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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리더 / 페덱스 한국지사 찰스 아리나 사장

입력
2001.08.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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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 1초를 다투는 시간과의 전쟁. 어떤 악천후 속에서라도 지정된 장소에 신속하고 안전하게 우편물을 전달하겠다는 고객과의 약속준수는 특송업체의 생명이다.올 초 골든 글로브 남우주연상을 받은 톰 행크스가 열연한 영화 ‘캐스트어웨이(Cast away)’의 배경이 된 국제 특송업체는 바로 ‘페더럴 익스프레스(FedEx 페덱스)’다.

망망대해로 둘러싸인 무인도에서 4년 만에 살아돌아온 주인공 척 놀랜드가 마지막까지 간직하던 옛 애인의 사진과 페덱스의 보라ㆍ빨강색 로고가 든 우편물 상자.

이 우편물을 전달하기 위해 미 중서부의 외딴 마을을 찾은 주인공은 마지막 장면에서, 운명적으로 다가온 새로운 인생의 출발을 향해 그 집 문을 두드린다.

페덱스 한국 지사장인 찰스(애칭 척) 아리나(44) 사장에게도 운명이란 예외일수 없다. 특히 한국과의 인연은 한 마디로 운명적이다.

미 해병대 1사단 출신으로 한국전에 참전, 부상을 입고 퇴역한 그의 부친은 이승만 대통령으로부터공로 훈장을 받으며 한국과 끈끈한 인연을 맺었다.

그의 사무실 벽엔 부친의 훈장이 눈에 띄게 걸려있다.

‘군인정신’은그가 받은 가정교육의 핵심이다. 대학재학 중 군에 입대한 그는 미 국방성 산하의 언어교육기관에서 한국어를 1년간 수료한 후 주한미군으로 파견됐다.

3년간 휴전선 부근에서 근무한 그가 요즘도 한국음식 가운데 으뜸으로 꼽는 쌈장의 얼큰함과 매운맛의 조화를 익힌것도 그 때부터다.

쌈장 맛에 익숙해진 때문이었을까. 대학졸업 후 뉴욕 JFK공항 세관에서 입국통관관리를 담당하는 연방조사직원으로 근무하면서도 한국관련 업무를 전담했다.

“뉴욕 JFK공항에 도착한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라는 공항 내 우리말 방송까지 맡았다.

그 뒤 페덱스에 입사한 그는 88년 서울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회사가 공식 후원사로 선정되면서 창업자이자 CEO인 프레드스미스 회장으로부터 직접 뽑혀 서울 총 책임자로 발령을 받았다.

입사 4년 생 치고는 보기 드문 승진 케이스였다. 월남전에 참전했던 스미스 회장은 아리나씨가 특송회사에 어울리는 군 출신이라는 점과 한국어에 능통하다는 점을 높이 샀다.

그 후 애틀란타 등지에서 특송사업의 풍부한 경험을 쌓은그는 결국 10년 만인 1999년 국내 지사장으로 돌아왔다.

“외국인들은 일반적으로 한국인들의 급한 성격에 어울리는 한국의 빠른 변화상에 적응하기 어려울 때가 많아요.

그러나 저는 뉴욕출신에다 군대 경력, 시간을 쫓는 특송업체 사장이어서인지 스피디한 한국생활이 오히려 역동적으로 느껴질 정도입니다.”

빠른 변화상에 이미동화된 것일까. 취임 1년간 탐색기를 거친 그는 지난해 9월 그간 국내기업을 통해 운영해온 서비스를 본사직영 체제로 전격 전환했다.

이는 국제특송업체 중 처음이다. 인천공항 개항도 큰 계기가 됐지만 타 경쟁사들보다 한 발 앞서 안정적이고 빠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강한 열정이 밑거름이됐다.

직영체제의 변화는 외형에서도 뚜렷하다. 페덱스는 인천공항에 국내업체에선 상상하기 힘든 최첨단 자동분류 시스템(시간당 6,000개의 화물 분류)과 운영센터를 갖춘 3,000평 규모의 창고를 건립했다.

주 14회 해외로 운항하는페덱스 비행기가 이 창고안을 자유롭게 오갈 정도. 올해 말에는 이곳에서 분류된 우편물을 서울과 수도권지역 곳곳으로 부채살 같이 분산, 수송할 수있도록 1,200평 규모의 ‘메가 스테이션’을 김포와 인천사이에 세울 계획이다.

무엇보다 ‘신뢰성’을특송사업의 생명으로 꼽는 아리나 사장은 “최근 IT산업의 부진에 따른 불황여파가 특송 업계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페덱스의 뛰어난 글로벌 네트워크와 IT, 전자상거래 등을 통합한 전문적인 공급망 관리(SCM)서비스를 한국 기업들에게 적극제공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주한미군 출신인 찰스 아리나 사장은 한국인들의 급한 성미를 누구보다도 잘 이해한다고 말한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아리나 사장은 어떤 사람?

출생: 1957년 미국 뉴욕출생

경력: 미 하와이 케임브리지대학 경영학 전공. 주한 미군 근무(1979~82), 뉴욕 JFK 국제공항 연방조사원, 페덱스 미뉴욕시 운영담당 매니저(1984), 애틀란타(조지아주) 등 근무, 페덱스 한국지사장 취임(1999.9)

특이사항: 출장 시 페덱스 항공의 보조좌석을 이용할 정도로 알뜰함

가족관계: 부인과 2녀 (큰 딸은 한국말이 수준급. 둘째 딸은 태권도가특기)

취미: 골프(핸디캡 9), 케익(초콜릿 컵) 만들기

별명: 척 찹(찰스의 애칭인 척+가장 좋아하는 음식인 폭찹의 합성어)

좋아하는 한국음식: 주물럭, 갈비, 쌈장

e-메일: clarena@fedex.com

■나의 키워드

페덱스는 사람을 최우선으로 하는 회사다. 고객이 필요한,고객의 정확한 욕구를 읽을 수 있는 숙련된 직원들이야 말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서비스→ 수익은 사업의 연장선 상에있다. 특히 시간을 쫓는 배송사업이야 말로 뜨거운 정열이 없이는 고객의 만족도를 높일 수 없다.

이를 위해선 우선 직원들이 회사로부터 공정한 처우를받고 있다는 신뢰감이 필요하다.

페덱스에는 한 부서에서 처우에 대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 5일 내에 사장을 비롯 현장 책임자가 직접 만나 터놓고 문제해결을 모색하는 유기적 협의체인 GFT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또 직원들이 직속상사와 경영진의 리더십, 회사의 근무환경 등을 평가하는 SFA제도가 있으며, 매달 한 차례씩 사장과 직원들이 직접 대화의 장을 마련, 상하 갈등의 소지를 사전에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밖에도 직원들의 작업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탄탄한 정보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서비스업종 중 페덱스 만큼 전세계 모든 지점에서 동일한 IT 인프라 네트워크를 구축해 정보를 공유하는 업체도 찾기 힘들다.

그 만큼 사람에 대한 투자는 곧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이다.

■페덱스는 어떤회사

페더럴 익스프레스(FedEx)는 1965년 미국 예일대 경제학도였던 프레드 스미스(현페덱스 CEO)가 한 학기말 시험 기간중 자전거 바퀴로부터 착안한 새로운 화물수송 시스템에 관한 보고서를 작성하면서부터 사업구상이 시작됐다.

보고서는미국내 인구 밀집지역에 화물 집결지(허브)를 만들어 모든 화물들을 한 곳에 모은 뒤 분류해 자전거 바퀴살 모양으로 미국 전역에 특급으로 배송하자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당시 담당교수는 현실성이 없다며 C학점을 줬다.

대학 졸업 후 월남전에 참전했던 스미스는 사업의 꿈을 버리지 않고 73년 미국중부의 멤피스를 허브로 정하고 항공 특송회사인 페덱스를 설립했다.

당시 팰콘 20이라는 소형 항공기 8대로 시작한 페덱스는 28년이 흐른 오늘날 640대의 항공기를 보유,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210개국에서 특송 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매출규모는 200억 달러로 일일 평균 배송 건수는 330만 건. 전세계4만6,000 곳에 사무소가 있으며 임직원 수는 약 14만4,000명.

화물차량만도 4만5,000대 정도. 국내엔 1988년 처음 소개됐으며 지난해 9월부터 본격적으로 직영서비스 체제를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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