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환영합니다.’올해도 단순한 ‘환영’으로 만으로 끝날가, 아니면 수상의 영광까지 안길까. 칸, 베를린과 더불어 세계 3대영화제로 꼽히는 58회 베니스영화제가 이탈리아 베니스 리도섬에서 29일 저녁(현지시간)개막해 9월 8일까지 11일간의 축제에 돌입했다.
필름 마켓이 북적거리는 칸, 정치사회적 의미가 짙은 베를린에 비해 베니스는 비교적 아시아 영화에대해 우호적인 시각으로 ‘베니스의 감독’을 발굴해 왔다.
올 베니스영화제는 무려 4편(장, 단편 각 2편)의 한국영화를 경쟁 부문에 초청했다.한국영화로는 3대 영화제 사상 최다이다.
올해 베니스는 기존 장편경쟁부문을 작가주의적 성향의 중견감독 영화를 모은 ‘베니스58’과 새로운 경향의 작품이 주를 이룬 ‘현재의 영화’ 2개 부문으로 나누어 새로운 작가군 발굴에주력한다. 우리나라는 두 부문에 모두 진출했다.
초미의 관심사는 지난해 ‘섬’에이어 올해 ‘수취인 불명’을 ‘베네치아 58’에출품한 김기덕 감독이 ‘베니스가 낳은 감독이 될 것이냐’ 여부.
‘현재의영화’에 초청받은 송일곤 감독 역시 1999년 칸 영화제에서 단편 ‘소풍’으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데 이어 디지털로 촬영한 장편 데뷔작이 또 한번 영광을 안을지 관심거리이다.
‘꽃섬’은 최우수 데뷔 작품에 주는 ‘루이제데 로렌티스’상 후보에도 올랐다. 단편경쟁부문에 오른 작품은 권일순감독의 ‘숨바꼭질’, 홍두현 감독의 ‘노을소리’.
베니스영화제에는 경쟁부문과 함께 ‘비평가 주간’ ‘새로운경향’ 등 모두 9개 부문에 장편 76편, 중ㆍ단편 52편, 다큐멘터리 12편 등 모두 140편이 초청됐다.
이탈리아 감독 낸니 모레티가 심사위원장인 ‘베네치아 58’에서는‘오픈 유어 아이즈’를 만든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작인 ‘타인들’(톰 크루즈 제작ㆍ니콜 키드먼 주연) , ‘메이드 인 홍콩’ ‘리틀청’의 프루트 챈 감독의 ‘할리우드 홍콩’ , 노동계급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돋보이는 켄 로치 감독의 ‘네비게이터’, ‘키즈’로알려진 래리 클락 감독의 ‘골목대장’ 등 20편이 황금사장상을 놓고 경쟁한다.
할리우드B급 영화 거장 존 카펜터의 ‘존 카펜터 화성의 귀신’, 지성적인 우디 앨런의 ‘비취 스콜피온의 저주’ 등 유명 감독들의 영화는 ‘베네치아 58’의 비경쟁 부문으로 상영된다.
최신작 ‘영국 여인과 공작’을 비경쟁 부문에 출품한 ‘누벨바그’의 대표적 감독인 에릭 로메르(80)가 ‘평생공로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베네치아 58’과‘현재의 영화’ 는 유명세보다는 참신함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 국제영화제로서는 비교적 신출내기 감독들이 대거 초청됐다.
할리우드의 영화 마케팅 장소라는 비난을 의식한 것이기도 하지만, 제3세계 영화를 우대해온새로운 영화제 집행부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국내 영화부흥에 걸맞은 해외 영화제 수상을 간절히 기대하는 지.1987년 ‘씨받이’를 시작으로 1999년 ‘거짓말’, 지난해 ‘섬’ 등 잇달아 본선 경쟁 티켓을 선물한 베니스가 어떤선물을 안길지 궁금하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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