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간 주5일 근무제가 제2의 의약분업 파동으로 둔갑할 수도 있는 데….” “노동부가 주5일 근무제에 푹 빠져있는 것 같아요. 구애가 너무 지나쳐요.” 주5일 근무제를 화두로 연일 열리고 있는 노사정위원회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는 목소리들이다.‘주5일 근무제를 조기 도입하기 위해 바늘 허리에 실을 메고 있다’는 비난까지 속출하고 있다. ‘노동부 때리기’는 한국노총과 경총 등 노사를 가리지 않는다.
이들의 볼멘 소리를 액면 그대로 수용하고 싶지는 않다. 노동부 비판론 뒤에는 득실을 염두에 둔 노사 양측의 포석이 깔려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노동부의 행보를 반추해보면 이들의 비판론을 마냥 ‘쓸 데 없는 소리’라고 치부하기도 어렵다. 주5일근무제는 국민생활은 물론 경제전반에 혁명적인 변화를 몰고 올 사인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노동부는 갈길이 너무 바빠 보인다.
지난 주말 주5일 근무제와 관련해 노사정 합의가 사실상 힘들다는 결론을 내리고 자체적인 법안 마련을 통해 연내 입법을 강행하겠다고 또 나섰을 정도다. 이어 27일에는 김호진(金浩鎭) 장관이 한국노총 지도부를 만나 노사정 합의시한을 내달 15일 까지로 못박으면서 채찍질을 가했다.
대통령의 지시 때문일까. 뭔가에 쫓겨 줄행랑을 치고 있는 모습이다. 그 입장을 이해하지 못해서 하는 얘기가 아니다. 노사가 평행선을 달리고 단기간내에 합의를 이룰 가능성이적은 것이 사실이다. 그렇게 급할 수록 돌아가는게 상책이다. 막판까지 합의 도출에 총력을 기울였다는 평가는 남겨놔야 한다. 이는 제2의 의약분업파동을 막는 최소한의 안전망이기도 하다.
황양준 사회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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