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중국과 대만을 비롯, 베트남등 동남아 일대에서 부는 한류(韓流) 열풍에 우리사회가 환영일색의 분위기를 나타내고 있는 것은 이해할 만한 일이다.우리 대중 문화가 다른 민족의 정서를 파고드는 새로운 현상은 분명 자긍심과 막연하지만 기대감을안겨 준다.
이런 점에서 문화관광부 장관이 관련 연예인들을 격려하고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한류열풍을 언급한것은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집권당이 이 열풍지속을 위한 정책개발에 나서고 무슨 기획단을 설치하는 것 등은 어딘지 어색하고 성급하다는 느낌이다. 이렇게 요란하게 정부 등이 전면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한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중국 문화권의 한류열풍은 개방과 경제력 향상으로 외래 대중문화 소비욕구가 급팽창한 데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다.
서구적인 세련됨 속에 아시아적인 정서를 잘 녹여낸 우리 대중문화가 자국의 대중문화 기반이 미숙한 틈새를 파고 든 것이다.
그러나 한 중국인 교수의 기고 내용 (본지 27일자 7면)처럼 중국은 한류에 열광하면서도 거기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10여년 전 홍콩영화 열풍이나 장기간 대만과 중국을 강타했던 일본드라마와 마찬가지로 돌고 도는 유행의 한 고리로 인식하고있다.
60년대 비틀스 선풍이 전세계적으로 불었을 때 각 나라에서 반감을 가지지 않고 그들의 음악을 받아들인 것은 이를 순수한 문화 현상으로 수용했기 때문이다. 미국 할리우드 영화산업의 세계지배도 국가 전략사업으로 추진해서 이뤄진 일이 아니다.
28일 김한길 문화관광부장관은 한류 문화산업의 국가적인 지원체제로 한국문화 콘텐츠진흥원의 '해외사무소', 베이징'한류문화체험관'설치, 아시아 문화교류협의회등을 운영키로 했다고 그 육성책을 발표했다.
우리는정부가 한류산업 육성에서 할 일은 이런 국가적인 지원체제 구축보다는 연예인이나 업계가 시장 진출에서 겪는 애로점을 해결해주고 제도상의 제한을 풀어주는등 조용하고 차분한 뒷받침에 먼저 신경 쓰는 것이 옳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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