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남편의 소유물로 보는 가부장적 인식으로 인해 여성에 대한 폭력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아내 강간죄’는 반드시 성폭력특별법에 포함돼야 하며, 그 내용은 구타 후 강간은 물론 원치 않는 변태적성행위, 별거중 강간까지 아울러야 한다.”(정춘숙ㆍ鄭春淑 한국여성의 전화연합 사무처장)
‘여성폭력 방지 종합대책 마련을 위한 공청회’가 27일 서울 은평구 불광동 한국여성개발원에서열렸다.
‘부부강간죄 성립’ ‘성폭력 범죄의 친고죄 규정조항 폐지’ ‘남성도 성폭력 피해자가 될 수 있어야 한다’ 등 전날 발표된 여성개발원 정책시안내용(한국일보 27일자 1면 보도) 때문인 듯 토론회에 참석한 각계 각층 인사 400여 명은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여성폭력 방지 종합대책’ 시안을 마련한 박영란(朴英蘭) 여성개발원 연구위원은 “형법제297조에서 강간죄의 대상을 부녀로 한정한 것은 여성만 처녀성과 정조를 지켜야 한다는 전통적 통념을 반영한 것”이라며 “강간죄 대상을 ‘부녀’에서‘남녀’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은 또 “가정폭력의 경우 피해자를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자와, 현장에서 폭력을 목격한 자녀들로 규정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미경(李美京) 한국성폭력상담소 자문위원은 “피해자의 저항이 없다면 성폭력으로 인정하지 않는 현행 법률체제에서 강간죄 대상을 남녀로 바꾸는 것만으로는 실효성이 없다”며 “성폭력을 ‘성(性)적 자기결정권 침해’로 확대ㆍ규정하는등 강간죄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소현(朴昭鉉)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상담위원은 “가정폭력 가해자의 범위를 동거하지 않는 친형제와, 애인, 군인, 군무원으로까지 확대해야 한다”며 “일단 폭력신고가 접수되면 경찰은 반드시 가해자를 경찰서로 데려가 피해자와 분리된 상태에서 수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가정폭력 피해자에 대한 의료보험 적용’(정춘숙 사무처장) ‘성교육 중심의 학교 교육을 일상적 가정폭력에 대한 반대 훈련으로 확대’(신현옥ㆍ申鉉玉 교육인적자원부 여성교육정책담당관) 등의 의견도 나왔다.
김관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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