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이 27일 민주당,자민련,민국당 등 여3당의 지도부와 소속의의원들을 청와대로 초청,만찬을 함께 한 자리는 복잡 미묘했다.민주당은 김중권 대표가 당무를 거부한 파문으로 껄끄러운 분위기가 남아 있었고,민주당과 자민련은 임동원 통일부장관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이었다.그러나 김중권 대표가 만찬에 참석한 데 이어 건배사를 통해 "오늘 만찬이 3당의 공조로 서로를 신뢰하고 상대를 드높이는 계기와 각오가 되도록 하자"며 단합을 강조,당무 거부 파문은 외형상 봉합됐다.만찬 몇 시간 전 까지만 해도 김 대표의 참석 여부는 불투명했다. 청와대 한광옥 비서실장이 이날 오후 김 대표와 접촉,"불필요한 오해를 빚을 수 있다"는 대통령의 뜻을 전하고 간곡하게 설득,김 대표가 당무거부를 접고 만찬에 참석했다는 후문이다.
사실 청와대는 당무 거부 파문에 대해"최근 김 대표가 과로를 해 몸이 좋지 않다고 하더라"고 말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불쾌한 분위기였다.하지만 임동원 통일부장관 해임 건의안 등 발등의 현안들이 있는 상황에서 파문이 확산되면 안 된다는 절박한 인식에 따라 가급적 말을 아끼며 파문의 봉합에 전력을 다하는 모습이엇다.
봉합의 모양새가 갖처졌지만 그렇다고 청와대 저변에 깔린 부정적인 대통령과 당을 위해 뛰는 것인지,대통령과 당이 대표를 위해 뛰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노릇"이라는 언급이 나오는데서 이런 기류가 잘 드러난다.
김 대통령은 당무 거부 파문을 상세히 보고 받았지만 만찬 연설에서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자민련과 미묘한 갈등을 빚고 있는 임 장관 문제도 언급하지 않았다.대신 김 대통령은 "정치 안정이 없으면 투자도,경제회복도 없다" "나도 최선을 다하겠으니 여러분도 정치안정에 협력해달라"는 간접화법으로 민주당,나아가 공동 여당의 단합을 당부했다. 김대통령의 침묵과 단합 강조가 무엇을 의미하고 앞으로 어떻게 구체화 할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이영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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