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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읽기 / 쇼! 여러분의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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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읽기 / 쇼! 여러분의 토요일

입력
2001.08.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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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중 선행은 어떤 것일까? (1)장애인 휠체어 밀어주기 (2)노인에게 자리양보하기 (3)결식아동에게 무료 점심 제공하기 (4)동료 연예인에게 음료수 사주고 일부러 버린 휴지줍기.정답은 (4)번이다. 이 정답에 의아해 하는 사람은 왜 그런지 매주 토요일 방송되는KBS ‘쇼! 여러분의 토요일’의 ‘스타일일 백선’을 보라. 스타들이 일정한 시간(12~24시간)에 100가지 선행을 할 수 있는지를 추적하는코너이다.

18일에는 가수 임창정, 25일에는 개그맨 윤정수가 100가지 선행에 도전했다.임창정은 방송사 분장실에 선행을 하기 위해 들어간다.

후배 가수들이 음료수 먹고 싶다고 억지를 부리자, 얼른 사와 선행 횟수를 늘린다. 심지어일부러 휴지를 찢어 버리는 것을 주어 선행이라고 우긴다.

마지막에는 선행 횟수를 늘리기 위해 음료수를 사 들고, 자기가 사는 아파트 단지의 경비원들에게“수고한다”며 전해준다. 한 사람에게 음료수가 전달될 때마다 자막에나오는 선행 횟수가 올라간다.

25일 방송은 더욱 가관이다. 윤정수는 공개방송에 나온 가수 김현정에게 안마를해준다. 물론 길가에 꽁초를 줍는 행동으로 선행 횟수를 올리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억지이거나, 어색한 상황설정에서 벌어지는 횟수 채우기식이다. 진행자 서세원이 시청자를 웃기려고 하는 말에서 진담이 튀어 나왔다. “선행이 아니라 즐기는것 같다.”

시청자의 반응은 어떤가? “진정한 선, 착한 일이란 마음에서 우러나와서 하는 것 아닙니까. 투정 부리는 동료 연예인 안마해주는 것이 선행입니까.

선행을 모독하지마십시오.” 선행은 기본적으로 휴머니즘이 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에 방송의 드라마, 교양, 오락 프로그램에 쉴새 없이 소재로 활용된다. 하지만 방송이 휴머니즘을 단순히 희화할 그 휴머니즘은 오히려 인간에 대한 경시로 비친다.

선행을 소재로 한 오락 프로그램 MBC ‘칭찬합시다’ 는 남모르게, 알려지지 않기를 바라며 생활 속에서 선행을 묵묵히 실천하는 사람들을 찾아내 뭉클한 감동과 재미를 주는 성공한프로그램으로 평가 받고있다. 선행은 떠벌리고 하는 것이 아니다.

보여주기 위한 것도 아니다. 횟수를 채우기 위한 것도 아니다. 억지로 하는 것도아니다. 그리고 남을 웃기기 위한 것은 더더욱 아니다.

‘스타 일일 백선’ 은 남모르게 힘든 이를 도우며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 나가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이를 보고 배울 청소년들에게 어떤 의미가있는지 생각해봤으면 한다.

국어사전은 선행을 ‘착하고 어진 행동’ 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스타 일일 백선’도, 그 속의 스타들의 행동도 과연 그럴까.

배국남 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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