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천성면역결핍증(AIDS) 바이러스(HIV) 항체검사에서 음성(정상) 판정을 받은 사람이 추후 유전자 검사에서 말기 에이즈 환자로 판명 나 에이즈 검사방법과 관리에 허점이 드러났다.이에 따라 항체검사로 적발하지 못한 사람까지 포함하면 우리나라의 에이즈 환자는 정부 통계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울산의대 부속 서울중앙병원 미생물학 교실의 조영걸(趙泳杰) 교수는 23일 “서울중앙병원의 항체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중환자 4명의 유전자를 검사한 결과, 3명이 에이즈 말기 환자로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이들 4명은 에이즈 유사 증세로 중환자 치료를 받아 오다 병세가 호전되지 않아 1999년 11월부터 이번 달까지 유전자 검사를 받았다”며 “그에 앞서 실시한 항체검사에서는 매번 음성 판정을 받았었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항체검사에서 정상이었던 사람이 유전자검사에서 에이즈 환자로 판명난 경우는 국내에서 이번이 처음”이라며 “국내에서 일반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항체검사 방법 개선이 불가피해졌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이 같은 결과를 최근 국립보건원에 통보했으며, 보건원은 이 중 1명에 대해서는 이 같은 사실을 인정하고 나머지 2명에 대해서는 정밀 조사 중이다.
그러나 보건원 관계자는 환자로 인정한 사람에 대해 “면역세포가 파괴돼 체내에 항체가 형성되지 않은 말기 에이즈 상태에서 항체검사를 받았기 때문에 음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면역세포가 아직 파괴되지 않은 에이즈 보균자나 환자라면 항체검사만으로도 바로 적발할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유전자를 검사하면 에이즈 감염 여부를 확실히 알 수 있지만 1회 검사비가 20만원으로 항체검사비 6,000원보다 훨씬 비싸기때문에 항체검사를 위주로 할 수밖에 없다”며 “다만 면역세포가 완전히 파괴된 말기 환자의 경우 유전자 검사를 통해 에이즈 환자로 확진해 준다”고 덧붙였다.
박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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