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한광옥(韓光玉) 비서실장이 20일 김종필(金鍾泌) 자민련 명예총재를 방문했지만, 그 이후 주목할만한 움직임이 이어지지 않고 있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김 명예총재의 회동일정이 잡히지 않았고 오장섭(吳長燮) 건교부장관의 거취에 대해서도 명확한 언급이 없다.외양만으로도 뭔가 매끄럽지않은 분위기다. 김 명예총재가 ‘한나라당과의 선택적 공조’ 의사를 밝히고 공동 여당의 긴밀한 논의부족을 지적해온 점을 감안하면,DJP 회동 일자조차 잡히지 않았다는 사실은 앙금이 해소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들은“김 명예총재가 문밖까지 나와 한 실장을 전송할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다”고 극구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자민련의 반응은 다르다. “광복절 경축사에서 영수회담을 제의하기에 앞서 협의가 없었던 점을 김 명예총재가 지적했다” “평양축전방북단의 파문이 예견되는데도 방북을 허가해준 정부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는 말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로 미루어 공동 정부 내에감정적 균열이 존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균열이 정치적으로 현실화하고 확대될 가능성은 그다지 크지 않다. 정치판 전체가 뒤흔들리는 결정적 국면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 명예총재가 독자 목소리를 내고 자민련에서 ‘JP 대망론’이 제기하는 것은 지금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 아니라 대선국면을 앞둔 사전포석의 성격이 짙다.
김 명예총재의 의중을 잘 읽는한광옥 실장은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청와대의 다른 고위인사도 “김 명예총재가 대망론을 제기할수록 명분을 중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일정한 절차를 거치면서 오 장관 문제가 사퇴 쪽으로 결론이 나고 DJP 회동을 통해 공조복원의 모양새가 갖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영성기자
leeys@hk.co.kr
■JP "吳장관 문제 두고보면 알아"
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는 21일 오후 마포당사에 30분 남짓 들렀으나 DJP 회동 시기, 오장섭 건교장관의 문책 등 민감한 사안에 대서는 철저히 함구,속내를 감췄다.
_한광옥 비서실장과의 만남이 화기애애 했다는데.
“그렇게 들었으면그렇게 알아둬”
_오장섭 건교 장관 문책설이 나도는데.
“두고들 봐, 두고 보면 알 거야.”
_기분이 나쁜 것 같은데.
“기분나쁠 게 뭐 있어.”
_답답하시죠.
“여러분이 답답하지 내가 뭐가 답답해. 난 답답할 게 없는 사람이야.
이동국기자
■韓실장 "JP와의 면담분위기 화기애애"
-JP 를 방문한 이유는.
“평소에도 자주 인사 드린다. 그런 차원에서 방문한 것이다.”
-DJP 회동 일자가 잡히지 않았는데.
“회동 일자를 잡기 위해 찾아간 게 아니다. 두 분이 필요하면 하지만 꼭 이 시점에서 해야 할 이유가있는가.”
-JP 면담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는 얘기가 있는데.
“사실이 아니다. 화기애애했다.”
-오장섭 장관 문제는 어떻게 하기로 했나.
“그런 문제 얘기하기 위해 간 게 아니었다. 오 장관 문제는 조금 기다려보라.
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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