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는 국가와 역사를 같이 한다.국가는 통치의 기본인 노동력ㆍ 군사력과 세금의 파악, 확보 등을 위해 통계를 작성했다.이집트는 기원전 300년께 피라미드 건설을 위해 인구조사를 실시했다고 한다. 중국도 비슷하다. 이처럼 오랜 역사를 지닌 통계가 근대적인 학문의 틀을 갖춘 것은 19세기 중엽 벨기에의 학자인 케틀레에 의해서다.
■그런데 통계는 각국마다 작성 기준이 조금씩 달라 서로비교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았다. 또 사회가 복잡해짐에 따라 통계의 대상은 급속히 확대됐지만, 새로운 이론개발이나 작성 방법, 활용 방안 등의 개발은 이를 따라가기가 힘들었다.
이 같은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설립된 것이 국제통계기구(ISI)다.1885년 런던에서였다. ISI는 2년 후 로마에서 제1차 세계통계대회를 연 이후 2년마다 세계를 돌면서 각국 정부 주최로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통계 올림픽’인 것이다.
■올해 53차 대회는 오늘부터29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중국에 이어 3번째다.
총 111개국과 20개 국제기구에서 2,300여명의 통계 전문가들이참가해 900편이 넘는 논문을 발표한다.
국내 개최 국제대회로는 최대 규모다. ‘정보화와 통계’가 주요 테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아시아 각국이 스스로 통계 기준을 설정하기 위해 아시아 통계포럼(ASF)이 조직된다.
미 일에 이어 3번째로 많은 83명이 참가하는 중국은 자비로노벨상 수상자 특별 강연 등 주요 회의를 중국어로 동시 통역한다.
■통계는 각종 사회 현상을 계량화한 것으로, 정확한 작성만큼이나 올바른 해석이 중요하다. 똑 같은 숫자라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결과는 극단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
통계수치를 제대로 읽으려면 비판적 안목이 필수적이다. 갈수록 세상사가 ‘확률과의 싸움’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통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우리는 그 동안 통계에 대해 너무 무관심하지 않았나 싶다. 이번 대회가 통계와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이상호 논설위원 s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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