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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기업, 질펀한 퇴직금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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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기업, 질펀한 퇴직금 잔치

입력
2001.08.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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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산하 54개 공기업이 임직원의퇴직금을 중간 정산하면서 산출기준을 임의로 바꾸는 등 각종 편법을 동원해 최소 1조원을 부당 지급했다 한다.이런 사실을 알고서도 감독당국은 문젯거리가안 된다는 식으로 오히려 역성을 들어주었다. 나아가 최종 감사부처도 이들에 대해 마지못해 모양새만 내듯 가벼운 징계로 일관했다 한다.

공기업 부정(不正)이 이렇게 끊임없이 드러나는데도 이정부는 개혁의 성과를 여전히 강변하고 있다. 현실에 눈이 어두워서인지, 국민에 대한 의도된 기만인지 아무튼 답답하고 한심할 따름이다.

어제 국회 환경노동위 소속의원에게제출된 감사원 자료를 인용한 언론보도에 의하면 1999-2000년 54개 공기업이 임직원 10만여명에 대해 과다 지급한 퇴직금이 1조원을 넘었다.

복리비와 연차휴가수당을 포함시키거나, 시간외근무수당을 규정보다 초과 계상하는 등의 방법으로 기준급여 베이스를 높여 퇴직금의 실수령액을 대폭 올려주었다는것이다.

해당 공기업들은 이에 대해 이러저러한 근거를 들이대며 둘러대지만, 한마디로 속이 뻔히 보이는 수작이다.

99년부터 공기업 퇴직금 누진제가 폐지대상이 되어 당장 퇴직금이 줄게 되자 이를벌충하기 위해 또 다른 편법과 변칙을 동원했으리라는 것은 눈에 훤한 일이다.

예컨대 한국전기통신공사는 체력단련비등복리비를 퇴직금 산정기준에 포함시키지 않다가 99년부터 산출기준에 넣기 시작했다.

한국수자원기술공단은 99년 3월 퇴직금 중간정산액을 지급하면서이전 규정보다 배 이상 많은 시간외근무수당을 적용했다.

국민의 혈세나 다름없는 기관자금을 자기네 노후를 위해 끌어 쓴 이들의 ‘퇴직금잔치’는 집단이기주의와 도적적 해이의 전형이다.

더불어 한심한 것은 감독당국의안이한 자세다. 예산 횡령행위와 다름없는 이들의 변칙행위에 대해 노동부가 ‘타당하다’고손을 들어주었던 것이나, 사후에 감사원 조치가 대부분 경징계로 그친 것이 이를 단적으로 말해준다.

일선현장이 이렇게돌아가는데도 정부 고위층들은 구조조정 실적이 몇 %니 하며 자화자찬을 늘어놓고 있으니 국민의 신뢰가 갈리 없는 것이다.

이번 자료는 정부가 외쳐온 공기업구조조정의 사방에 구멍이 뚫려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겉도는 개혁’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우선 당장 드러난 잘못부터일벌백계로 엄정하게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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