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이후 미국 대통령으로 최장기록인 31일 간의 휴가를 즐기려던 조지W 부시 대통령이 당초 계획을 앞당겨 이달말 워싱턴에 돌아온다.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17일 “지난 4일 텍사스 크로포드의 프레어리 채펄 목장에 도착한 부시 대통령이 원래 계획대로 9월 3일까지 머문다면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1969년 세운 30일간의 최장기 휴가 기록을 깰 수 있었겠지만 31일 위싱턴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부시는 당초 장기휴가로 구설수를 일으켰지만 ‘서부백악관’으로자신이 명명한 크로포드목장에 머물면서 치밀한 홍보계획으로 도리어 이미지 개선에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른바 실무휴가(Working Vacation)라는 백악관측의 평가에 걸맞게 부시는 매일 아침 조깅으로 일과를 시작한 뒤 수행한 참모들로부터 일일 정보보고를 받고 콘돌리사 라이스백악관 국가 안보보좌관이나 앤드루 카드 비서실장과 전화통화를 갖고 업무를 지시하고 있다.
이 같은 휴가기간중의 업무가 도리어 야당과 언론의 집중사격을 받던 집무기간 보다 정치적으로 높은 득점을 올렸다는 것.
부시는 휴가 후 보름 동안 수시로 수행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인간배아 줄기세포연구 지원문제를 비롯, 아르헨티나 경제위기, 국내 이민정책, 환경문제, 교육정책 등에 관한 결정을 발표해 ‘일하면서즐기는 대통령’의 모습을 연출했다.
특히 부시는 휴가를 이용해 대 국민접촉의 폭을 넓히며 공화당 취약지역에 대한 치밀한 유세투어를 벌여 효과를 거뒀다. 8일에는 크로포드 목장에서 8km 떨어진 서민거주지역 웨이코에서 ‘사랑의집짓기’ 운동에 자원 봉사자로 참가해 못을 박다 손가락을 다치는 열성을 보였다.
14일에는 로키산맥국립공원을 찾아 환경친화적 대통령의 면모를 각인시키며 그 동안의 실점을 만회하기도 했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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