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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리포트 / 인터컨티넨탈호텔 심재혁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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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리포트 / 인터컨티넨탈호텔 심재혁 사장

입력
2001.08.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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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한 외모, 동안(童顔)의 미소, 세련된 매너, 침착한 어투. 인터컨티넨탈 호텔 심재혁(沈載赫ㆍ54) 사장은 한 눈에 봐도 신사다. 타고 난 ‘호텔리어’같다.하지만 호텔경력은 겨우 2년 반. 1999년2월 사장 취임 전까지 27년을 LG칼텍스 정유와 그룹 비서실,LG애드, LG텔레콤에서 보냈다. 호텔과는 무관한 이력이다.

호텔경영이 낯설었을 것 같은데…. 하지만 심 사장은 “호텔경영은 처음이지만 오랫동안 호텔고객이었습니다. 고객 시각에서 생각하고 해답을 찾아가면 문제될 것은 없습니다”라고말했다.

그의 ‘고객제일주의’는 작은 곳에서도 발견된다. 심 사장의 방은 3층 구석 좁은 복도 끝에 있다. 찾기도 어렵고 크기도 작다.

방한하는 외국거물들이 묵는 국내 최고급 호텔의 최고경영자(CEO) 집무실치고는 다소 초라해보이기까지 한다. 그러나 심 사장의 생각은 다르다. “사장실이야 어디에 있든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넓고 좋은 자리가 있으면 고객공간으로 써야지요.”

그는 취임 후 호텔 진입로를 뜯어 고쳤다. 인터컨티넨탈 호텔은 진입로가 ‘ㄹ’자형이어서 차량출입이 아주 불편했다. “취임후 진입로를 직선으로 바꾸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직원들이 도로교통법규상 안된다는 거예요.

당장 교통영향평가를 받아 구불구불한 진입로 때문에 교통체증이 유발된다는사실을 입증했더니 곧 변경허가가 나더군요. 고객이 불편한 것은 바꿔야 하고, 조금만 노력하면 더 편리해질 수 있습니다.”

아무리 CEO지만, ‘초보호텔리어’ 사장에게 보이지 않는 ‘텃세’는 없었을까. “합리적으로 대화하면 다 풀립니다. 고객이 종업원들에게서 좋은 서비스를 받게 하려면, 내 스스로 종업원들을 손님처럼 존중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와 함께 일했던 LG그룹의 한 인사는“부하직원들에게 결코 언성을 높이는 적은 없지만 본인 의사만는 확실하게 전달하지요. 아무튼 대단한 친화력의 소유자입니다”고 말했다.

그 때문일까. 심 사장은 지난 2년 반 동안 알토란 같은 경영성과를 일궈냈다. 부임 첫해인 99년 말 인터컨티넨탈브랜드를 쓰는 전 세계 호텔 가운데 처음으로 ‘그랜드(Grand)급’으로 업그레이드 됐다.

지난 해엔 인터컨티넨탈 호텔 중에서 ‘최고 호텔’로 뽑혔는데, 고객 투표로 선정된 것이어서 값진 선물이었다. 또 기존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 옆에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도 개관돼 심 사장은 총 1,200개의 객실을 가진 매머드급 ‘쌍둥이 호텔’의 CEO가 됐다.

지난 해 10월 아시아ㆍ유럽회의(ASEM) 정상회담은 인터컨티넨탈 호텔의 위상을 한단계 도약시키는 계기였다.이 호텔에 묶은 국가원수만 무려 12명. 방한 국가원수 25명 전부가 투숙을 원했을 정도다. 심 사장은 “긴장의 연속이었지만 회의가 성공적으로 치러지는데 일조했다는 것이 보람있었다”고 말했다.

올 해 내한공연을 했던 파바로티, 도밍고, 카레라스 등 세계 정상급테너가 함께 여장을 풀었을 만큼 인터컨티넨탈 호텔은 이제 한국을 대표하는 명문호텔로 자리잡았다.

심 사장은 인터컨티넨탈 호텔을 ‘비즈니스맨을위한 최고급 호텔’로 확실히 자리매김 하겠다는 생각이다. 중후하고 격조높은 이미지의 그랜드 인터컨티넨탈은 외국 CEO나 중역 같은 VIP를, 젊고 현대적 감각의 코엑스 인터컨티넨탈은 벤처기업가나 일반 비즈니스맨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

한가지 신경쓰이는 부분은 재무구조 건실화. 사실 호텔은 초기투자가 워낙 많고, 투자회임기간도 길어 그 화려함과는 달리 ‘큰 돈’되는 장사는 못된다. 하지만 심 사장은 이 점에서도 명쾌한 답변을 했다. “내년부터는 당기순이익이 날 겁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인터컨티넨탈 호텔은

인터컨티넨탈 호텔은 1988년 설립됐으며, 지금은 ‘그랜드’로승격된 기존 인터컨티넨탈 호텔(지상 34층)과 99년 개관한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30층)로 되어 있다. 정식 법인명칭은 한무개발㈜.

이름 때문에 인터컨티넨탈 호텔을 외국호텔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은 토종자본 호텔이다. LG그룹이 68%, 무역협회가 32%의 지분을 가진 LG계열사다. 전 세계 인터컨티넨탈호텔 체인망을 운영하고 있는 식스 컨티넨츠 그룹(구 바스그룹)은 전혀 출자가 없다.

다만 경영계약에 따라 로열티를 받고 인터컨티넨탈 브랜드를 빌려주면서, 지배인 2명을 파견해 일상 호텔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객실수는 그랜드가 541개, 코엑스 654개 등 총 1,195개로 국내에서 롯데호텔(체인합계) 다음으로 많다.강남의 기업ㆍ금융중심가인 테헤란로에 위치해 최고가 호텔임에도 연평균 객실투숙율이 80%에 달할 만큼 외국 비즈니스맨들에게 인기가 높다.

특히 절반이 넘는 273개 객실이 스위트 룸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은 고급고객을 타깃으로 하고 있어 단체관광객은 아예 받지않는 것이 특징이다.

■심재혁 사장 약력

1947 서울 출생

1965 서울 대광고 졸업

1972 연세대 경영학과 졸업

LG칼텍스 정유 입사

1989 LG칼텍스정유 이사

1990 미국 콜럼비아대학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 과정 수료

1994 LG회장실 홍보팀장(상무→전무)

1998 LG텔레콤 부사장

1999~현재 한무개발 대표이사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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