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보는 서울 시티투어버스를 확대하다니….’서울시는 시내 관광을 위해 운영하는 시티투어버스에 대해 “손님이늘고 반응도 좋다”고 거듭 홍보하고 있으며 조만간 노선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 보면 만성적인적자이다. 수지타산이 안맞는 상황에서 서울시 계획대로 노선이 확대될 경우 적자폭은 더욱 늘어나고 이는 온전히 서울시민의 몫이 될 전망이다.
■대대적 홍보에 노선확장 추진
시는 11일 시티투어버스가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고 이례적으로 보도자료까지 내며 대대적인 홍보전에 나섰다.
자료에 따르면 올해 1ㆍ4분기 이용승객은 하루 평균 165명에 불과하던 것이 2ㆍ4분기 들어서는 총이용객 2만3,690명, 하루 평균 260명에 달해 무려 57.5%나 증가했다.
또 관광비수기인 여름철인데도 하루에 500~600명이나 이용하고있어 명실상부한 서울의 대표적 관광상품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는 이에 따라 시티투어버스에 노선을 서둘러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시는19일 올해 하반기에 7억~8억원의 예산을 들여 상암경기장과 여의도 등을 연결하는 제3노선을 신설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한강변과 강남구 삼성동코엑스몰 등을 순환하는 제4노선을 만들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월드컵을 앞두고 외국인관광객들을 위해 서울을 한번에 돌아볼수 있는 교통수단이 필요하다”며 “시티투어버스가 최근 들어 내ㆍ외국인 모두에게 각광 받고 있어 노선을 신설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적자투성이사업
이 같은 방침에 대해 관광업계에서는 “시티투어버스가지난해 10월 운행 이후 만성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데도 서비스 극대화 등의 수지개선 노력없이 노선 확장 등 외형키우기에만치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시의 발표대로 이용객 숫자만 놓고 보면 외형적으로는 급성장하고 있는 추세이다.그러나 속을 들여다 보면 ‘속빈 강정’.
먼저 이용객 증가는 시의홍보전략이 주효했다기보다 방학을 맞은 학생들의 이용 급증 때문이란 지적이다.
버스를 운영하는 허니문여행사 관계자는 “지난달부터학생들의 이용이 부쩍 늘었고 특히 초등학생과 함께 이용하는 학부모들이 많다”며 “학생들 방학숙제 중 고궁관람이나 박물관ㆍ미술관 견학 등이 포함돼 있어 시내 고궁을 순회하는 시티투어버스의 이용이 일시적으로 늘어난 것 같다”라고 밝혔다.
특히 시티투어버스는 현행 요금체계로는 하루 800명 가량이 이용해야350만원의 수익금으로 간신히 적자를 면할 수 있다.
하지만 시의 발표 자료에도 하루 이용객은 불과 260명선. 이에 따라 매일 150만~200만원의 손해를 감수하며 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시는 여행사의 적자분 50%를 혈세로 지원해 주고 있어 적자 폭이 커질수록 시민부담만 늘어나는 셈이다.
지난해 10월 이후 매월 적자규모는 3,000만~4,000만원에 달해 그간4억여원의 적자가 누적돼 있다. 여기에다 3,4 노선이 신설되면 적어도 매월 5,000만원 이상 적자폭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상황이 이런데도 시는 올해 하반기중에 여의도 코스와 내년 상반기중에는 강남노선을 만들어 각각 버스 7~8대씩을 추가 투입키로 해 ‘수익성을 생각 않는 무리한 행정’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두 노선 설치비만도 대략 15억여원의 예산이 들어가야 한다.
여행사 관계자도 “명승지와 연계한 서비스상품의 개발이나 안내시스템의 획기적 개선 등 본질적인 변화 없이는 적자개선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강남권이나여의도 지역의 노선연결보다는 공항연결노선을 만들어 외국인 방문객을 직접 끌어들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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