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이슈 인사이드 / 위기의 쌀농사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이슈 인사이드 / 위기의 쌀농사

입력
2001.08.18 00:00
0 0

우리나라 쌀 농사의 기반이 붕괴 위기에 빠졌다.1999년 이후 쌀 소비량이 급감하는 반면 계속된 쌀 풍년과 수입 쌀의 ‘최소시장접근’물량이 해마다 증가, 지난해 말 현재 정부의 양곡재고율(19%ㆍ98만톤)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2004년으로 예정된 국제무역기구(WTO) ‘쌀 재협상’에서‘관세화 유예’연장에 실패, 수입이 자유화할 경우 쌀 가격은 현재의 3분의2, 농가의 쌀 소득은 절반으로 폭락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쌓이는 재고, 폭락하는 쌀값

17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주최한 ‘비전 2011-농수산발전 토론회’에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김정호 박사는 “지난 84년 이후 완만한 감소세에 머물던 국내 쌀 소비량이 지난해부터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김 박사에 따르면 84~90년 연평균 1.1%, 90~97년 연평균 2.1% 감소 수준을 유지하던 쌀 소비량이 지난해에는 3.4%나 줄어들어1인당 소비량이 93.6㎏까지 떨어졌다.

반면 96년 이후 벼 재배면적은 큰 변동 없이 105만㏊를 유지, 국내 생산량이 안정되고 수입 물량증가로 쌀 재고가 100만톤을 육박하고 있다. 96년 4.7%, 99년 13.7%이던 쌀 재고가 유엔식량기구(FAO)권장수준(16~17%)을 넘어서는 19% 수준까지 상승했다.

쌀의 공급과잉 구조가 굳어지면서 지난 5월 현재 쌀의 실질 가격이 이미 하락세로 반전했다. 김정호 박사는 “정부가 재고를 줄이기 위해 보유양곡을 방출할 경우 올 하반기 쌀값은 지난해보다 4% 가량 하락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진퇴양난의 상황

더욱 큰 문제는 쌀 값 폭락을 막을 묘책이 없다는 점. 쌀값을 안정시키려면 정부가 계속 비싼 가격으로 쌀을 사들여 재고를 쌓아야 하는데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농촌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폭락조짐을 보이는 쌀값을 현 수준에서 안정시키려면 정부가 시중의 쌀을 계속 사들여 2004년에는 쌀 재고가 360만톤이 달하게 된다. 재고량 360만톤은 금액으로5조3,000억원에 달하는 규모이며 재고관리로 연간 1조4,000억원의 비용이 투입돼야 한다.

반대로 정부가 재고를 2000년 수준에서 동결,더 이상 쌀을 사들이지 않으면 2004년에는 쌀의 실질가격이2000년과 비교할 때 15.7%나 떨어지고, 전체 농민의 쌀 소득도 1조5,000억원 감소하는 진퇴양난의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게다가 2004년으로 다가온 ‘쌀 재협상’에서 쌀의 수입이 허용될 경우 고율의 관세를 매긴다고 하더라도 2011년에는 쌀 가격이 95년의 78% 수준으로 급락하고,쌀의 자급률도 81% 수준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대책이 필요하다

KDI와 농촌경제연구원은 쌀 농사 기반의 붕괴를 막기위해 최소 2003년까지는 정부가 쌀의 적정재고를 22%로 유지하는 한편 쌀 농사를 짓는 농가에 대한 직접적인 재정지원(현재 ㏊당 25만원)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호 박사는 또 “쌀의 공급과잉 기조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쌀 값과 농가소득이 크게 하락,농가경제에 커다란 충격이 예상된다”며 “식량안보와 농촌경제 안정을 위해 정부차원의 쌀 소비촉진 정책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