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영남 강호 부산고와 경남상고가 16일 서울 동대문야구장에서 계속된 제31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한국일보 일간스포츠대한야구협회 공동주최, 현대증권 협찬)에서 나란히 콜드게임 승을 거두고 2회전에 올랐다.올들어 거듭된 전국대회의 부진을 만회라도 하듯 양팀은봉황무대에서 마음껏 기량을 발휘했다. 부산고는 신생팀 한광고를 5회(11_0), 경남상고는 유신고를 7회(11_3)에 각각 무릎을 꿇게했다.
또 서울고는 영흥고에게 8_7로 역전승을 거뒀고, 전날 비로 노게임이 선언돼 다시 열린 전주고_천안북일고전에선 전주고가 7_2로승리했다.
■ 한광고_부산고
전통의 명문 부산고가 투타 양면에서 한 수위의 기량을 과시, 지난 해 창단한 한광고를 압도했다. 부산고는 안타 11개와 볼넷7개를 묶어 11점을 뽑아내는 실속 야구를 구사했다. 1회 조성혁 황성용의 연속타로 3점을 선취하며 기선을 제압한 부산고는 2회에도 2점을 추가한뒤 3회 들어서는 마치 자기들끼리 타격 경쟁이라도 하듯 마음놓고 휘둘렀다. 황성용 이우영 강승훈 등이 안타 퍼레이드를 펼쳤고, 프로야구 홈런타자이승엽과 동명인 부산고 3번 이승엽이 중월 만루홈런으로 마무리지었다.
■유신고_경남상고
경남상고가 폭죽같은 14안타를 터뜨리며 유신고 마운드를 초토화했다. 경남상고 두번째 투수 구종화는 5와 3분의 2이닝동안 22타자를상대로 삼진 6개를 잡으며 3점만 내주는 호투로 팀의 든든한 방패역할을 했다.
그리고 동시에 3타수 3안타 3타점으로 공격의 선봉장 노릇도 했다.1회 선두 최창우의 중견수 앞 안타를 발판으로 경남상고 타선은 단숨에 3점을 뽑아낸 뒤 2회와 3회 각 2점을 추가하며 점수차를 벌렸다. 경남상고가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간 6회 유신고는 7번 최훈의 3점 홈런으로 간신히 체면을 세웠다. 경남상고는 6회에 3점을 추가, 승리에 못을 박았다.
■영흥고_서울고
양팀 합쳐 2루타 7개,홈런 5개가 난무한 장타의 대결이었다. 영흥고에게 끌려가던 서울고가 막바지 역전 드라마를 연출할 수 있었던 것도 홈런포 덕분이었다. 2회에 1점을내준 영흥고는 3회 강진혁의 2루타와 박두일의 3점 홈런으로 4_1로 역전했다.
영흥고 박두일은 5회 다시 투런 홈런포로 3, 4회 1점씩 따라붙던서울고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하지만 7, 8회 영흥고가 주춤거리는 틈을 타고 서울고 장타자 김일희가 일을 냈다. 3회 솔로 홈런을 친 김일희는7회 솔로홈런에 이어 8회 다시 3점 아치를 그리는 장타력을 뽐내며 순식간에 승부를 뒤집었다.
■전주고_천안북일고
전주고가 홈런포 세례로 봉황대기 역대 최다 우승팀(3회)인 천안북일고에게 1회전 탈락의 수모를 안겼다. 전날 4회까지 0_2로뒤지다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노게임이 선언됐던 터라 전주고는 행운의 승리를 올린 셈. 초반은 팽팽한 투수전 양상.
‘제2의 임창용’이란 별명을 지닌 전주고 사이드암 신용운과 천안북일고 2년생 에이스 안영명의 빼어난 투구에 밀려 양팀타자들은 맥을 못추었다. 균형이 깨진 것은 4회. 전주고 신용운이 좌중간 투런 홈런포를 쏘아올리자 다음 타자 최형우도 중월 솔로아치로 뒤를 이었다.6회에는 최대성이 3점홈런으로 쐐기를 박았다. 천안북일고는 8회 2점을 따라붙었지만 뒤집기를 하기에는 힘이 딸렸다.
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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