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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 '한국 알기'에 소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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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 '한국 알기'에 소홀

입력
2001.08.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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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 호의 문제는 크게 3가지로 볼 수 있다. 수비, 선수선발, 그리고 히딩크 감독 자신의 문제이다.지금까지 6승2무4패의 성적을 낸 히딩크 감독이 ‘4백’을 사용한 경기는 모두 5차례였다. 이중 파라과이전(승부차기 승)을 제외한 4경기를 모두 패했다. 주로 상대가 강하거나 ‘원톱’일 경우 구사한 ‘4백 시스템’은 수비형 미드필더 2명까지 계산하면 수비가 6명이나 되지만 전통적으로 스위퍼의 ‘3백’에 강한 한국선수들은 아직까지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새로운 선수에 대한 계속적인 테스트도 지금까지 ‘히딩크 축구’의 특징이 나타나지 않는 이유이다. 히딩크 감독은 이번까지 모두 48명을 뽑았고 이중 공식경기에 단 1분이라도 출전한 선수는 무려 35명이나 된다.

이런 상황에서 선수들의 손발이 맞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그동안 한국은 전통적으로 정예멤버를 조기에 선발, 오랜 기간 감독이 요구하는 전술적 조직력을 훈련해 왔다. 따라서 히딩크 감독 역시 ‘베스트멤버 조기확정’이 시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주성(MBC 해설위원)씨는 “특히 수비조직력은 단기간에 갖출 수 없는 것이기에 히딩크 감독의 스타일에 맞는 선수를 미리 뽑아 정기적으로 자신이 추구하는 전술적 훈련을 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문제는 결과적으로 히딩크 감독이 ‘한국알기’ 노력을 게을리 한데서 생겼다. 무릎수술과 휴가 등으로 2개월을 유럽에서 보낸 히딩크 감독은 국내 프로경기 관전은 물론 선수들과의개별면담을 소홀히 하고 있다.

당연히 선수 특징 파악이 어려울 수 밖에 없다. 또 선수단에 긴장감을 주기 위한다는 명목으로 훈련스케줄 역시 수시로 바꿔 선수들의 스트레스를 가중시키고 있다. 간단한 지시사항은 한국어를 사용할 수 있지만 이 역시 배우려 하지 않는다. 더욱 큰 문제는 히딩크에 대한 신뢰가 서서히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히딩크 감독은 유럽체류를 2주간 연장할 방침이어서 더욱 여론이 악화할 수 있다. 현재 히딩크 감독은 누구의 제재도 받지 않는다. 결국 ‘히딩크호의 문제’는 히딩크 감독이 풀 수 밖에 없는 일이다.

유승근기자

u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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