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8ㆍ15 남북 공동행사는 첫날인 15일부터 행사 진행 형식과 향후 일정을 둘러싼 남측 추진본부와 북측 준비위간 이견으로 진통을 겪었다.특히 방북단 가운데 통일연대를 주축으로한 150여명이 당국과의 약속을 어기고 조국통일 3대헌장 기념탑에서 열리는 개막식에 참석했다.
이에 추진본부측은 “철수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혀 공동행사가 파행 위기에 빠졌다.
0…양측은 공항 환영행사를 마친 뒤 오후 3시부터 고려호텔에서 실무협의를 통해 의견절충을 벌였으나 ‘조국통일 3대헌장 기념탑에서 공동행사를 치르자’는 북측 주장 때문에 난항을 겪었다.
북측은 기념탑 부근에 2만명여의 주민들을 오전부터 동원시켜 놓는한편, 고려호텔 앞에 버스를 대기시켜 놓고 남측 방북단의 행사참여를 재촉했다.
그러나 남측 관계자는 “3대 헌장 기념탑에서의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방북한 만큼 북측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고 곤혹스러워 했다.
0…남북간의 논란은 남측 대표단 내부의 실랑이로 이어졌다. 남측 방북단 가운데 통일연대 소속 참가자들은“북녘 동포들이 뙤약볕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우리가 안가는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자주통일위원장 최규열씨와 민주주의민족통일 전국연합 이천재 고문 등이 목소리를 높이자 통일연대측 참가자들이 버스에 올랐고, 민조노총 사람들도 “조직의 결정”이라며 뒤따랐다.
그러나 민화협과 7개종단 회원들은“안가기로 각서까지 써놓고 무슨 소동이냐”고 불만을 표시했다. 남측 방북단은 각 참가단체 별로 참여파와 비참여파로 갈려 설전만 거듭했다.
오후6시20분께 방북단 중 일부는 더 이상 지도부의 결정을 기다릴 수 없다며 5대의 버스에 나눠타고 3대헌장 기념탑으로 향했다.
0…이날순안공항에 나온 평양 시민들은 89년 밀입북했던 임수경(林秀卿)씨가 방북단에 포함돼 있는 사실을 확인하고 “그게 정말이냐”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시민들은 임씨를 향해 “반갑습니다”고 인사하며, “조선은 하나다” “민족단결” ”조국통일”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89년 밀입북했던 소설가 황석영(黃晳暎)씨는 “전에는 비합법적으로 와 12년간 고생했는데 이번엔 합법적으로 오게 됐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황씨는 “여기에서 산천도 둘러보고‘손님’이라는 소설도 썼으니 손님노릇도 해보고…. 옛날에 사귄 사람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평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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