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이산가족간의 만남이 1년이 됐다. 지난해 8월 이후 남북한은 올 2월말 3차 방문단교환과 3월의 서신교환을 끝으로 더 이상 ‘상봉’이이뤄지지 않고 있다.왜 답보상태인가 이산가족문제는 정체상태인 남북관계와 맞물려있다. 부시 미 행정부의 대북정책 재검토로북미관계가 악화했고, 남북관계 마저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이산가족 문제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북측의 ‘정치적’ 부담도 한 요인으로지적된다.
북측은 지난해 세차례의 방문단 교환 때마다 남측에 내려올 방문단을 평양에 모아놓고 1주일 이상 사전교육을 실시, 사상오염 가능성을 최소화했다.특히 남측 가족들의 지나친 선물공세에 대해 불쾌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언제 재개될까 대한적십자사 서영훈 총재는 10일 ▲ 적십자회담 조속 개최 ▲ 90세 이상1,800여명의 생사확인 실시 등을 제안하는 성명을 북한 적십자회 장재언 위원장에게 보냈다.
이산가족 면회소 장소도 북측 주장대로 금강산에 설치해도좋다고 제의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북측은 회신을 보내오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양분돼 있다.
북측이 당국간 대화 등 정치적 접촉은 자제하면서도민간교류는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가까운 시일내에 풀릴 수 있다는 관측과, 전반적인 남북관계에 맞물려 적십자회담도 열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맞서 있다.
김정일 북한국방위원장은 지난해 8월 남한 언론사 사장단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종합검토해서 (내년에 이산가족 관련) 사업을 해나갑시다”라고 말하면서 “준비없이 갑자기 하면 과거와 같이 비극적인 역사로 끝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산가족 문제에 대해 북측이 아주 민감하고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동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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