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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세이 에스' 제작 62세 황기성씨 "중요한 것은 나이가 아니라 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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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세이 에스' 제작 62세 황기성씨 "중요한 것은 나이가 아니라 열정"

입력
2001.08.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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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老) 감독도 많지 않지만, 노(老) 제작자도 드물다. 황기성사단의 황기성(62)대표는 태흥영화사 이태원 사장과 함께 영화를 만드는 유이(唯二)한 60대이다. 그가 제작을 맡아 17일 개봉할 김성홍 감독의 ‘세이예스’는 ‘제2의 미래와 집념’의 시작이다.‘영화는 젊은이가 아니면 안 된다’는통념을 그는 반박한다. 그렇다고 ‘40년 동안 150여편 기획’이란 경험을 무기로 내세울 생각도 없다. “중요한 것은 열정이다. 나이가 그것을 결정하지는 않는다.”

그에게 나이란 “영화가 좋아, 재미있게 일하다 보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쌓인 시간의 흔적”이다. 억울하지 않다.

나이와 함께 황기성사단도 15년이란 역사를쌓았으니까. 13번의 퇴짜 끝에 1985년 마침내 꿈을 이룬 ‘내 영화사’였다.

그나마 영화법 개정으로 영화사 등록이 자유로워졌기 때문이었다. 배창호 감독의 ‘고래사냥’(1984년)을 남의 영화사 이름을 빌어 제작했던 그였다.

그는 늘 새로운 감독을 찾는다. “영화 인력을 발굴하는것이 제작자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믿는다.

맨 먼저 드라마 ‘생인손’을보고 박철수를 불러 ‘어미’를 맡겼고, 장선우는 ‘성공시대’, 강우석은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로 데뷔시켰다.

1995년 위기에 빠진 황기성사단을 구한 ‘닥터봉’의 이광훈, ‘고스트 맘마’의 한지승과 ‘피아노맨’의유상욱도 모두 그의 품에서 영화를 시작했다.

‘감독 사관학교’란 말 속에는 곱지않은시선도 있다. ‘다루기 쉽고, 싸니까’라는비아냥거림. “무슨 소리.

영화는 환경의 산물이다. ‘엽기적인그녀’를 보라. 경험 못지않게 대중의 감각을 제대로 읽을 줄 아는 감독이 필요하다.”

그래서 황기성사단은 너무 상업적이란 말을 듣는다. ‘닥터봉’ 이후 나온 작품들이 이를 증명해 준다. 부정하지 않는다.

그로서는 흥행에 관심 갖는 것을이상하게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 “아직도 덜 상업적이어서 문제”라고 말했다.

“관객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모든 영화는 상업적이다. 그 속에 얼마만큼 예술적 아름다움이나 형식, 가치를 집어넣느냐의 문제다. 영화가 산업적으로 성장하면 할수록 그 공간도 조금씩커지겠지.”

그에게 좋은 영화란 많은 사람들이 ‘재미있게’ 보고, 거기서 의미까지 찾는다면 금상첨화인 ‘고래사냥’ 같은 작품이다.

“그게 불가능하다면 의미는 양보해도 재미는 양보할 수 없다”고했다. 대학(홍익대)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1962년 영화에 뛰어든 이유가 아르바이트로 연극 무대장치를 하면서 느꼈던‘막간’의 답답함 때문이기도 했지만 많은 사람과 즐겁게 이야기하고 싶은 욕심 때문이었다.

“그림? 순수예술은 대단한 천재가 아니면 대단한 둔재가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어느 쪽도 아니다.”

영화는 감독 것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그래서 제작과 기획쪽을 선택했다. 산업적으로 영화를 공부하고 싶었다.

그리고 군사독재시절의 부조리한 현실과 싸우고 싶었다. “제작자는 집념이있어야 한다. 감독 못지않은 창작 욕구도 있다. 나름대로 이론과 비전도 갖춰야 하고, 때론 신에다 발을 맞추는 재주도있어야 한다.”

자기 돈만 고집하던 것에서 벗어나 투자도 받았고, 한국영화의 취약 장르인 스릴러를 선택했다. 이제 황기성사단도 해외시장으로 나가자는 것이다.

스릴러보다 감정이입이 빠른 보편적 장르는 없다고 확신한다. 소재도 무궁무진하다. “톱스타박중훈이 서슴지 않고 나왔다는 것 자체가 이 장르에 대한 가능성을 의미한다.

이왕이면 흥행까지 성공하길 바란다.그래야 스릴러도, 스릴러 감독과 배우도 많아질 테니까.”

이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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