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박찬호가 될 수 있다’15일 서울 동대문야구장에서 열린 제31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한국일보 일간스포츠 대한야구협회 공동주최, 현대증권 협찬)는‘제2의 박찬호 신화’를 향한 패기 넘치는 플레이가 잇따라 펼쳐졌다.
박찬호도 1991년 제21회 봉황대기에서 명문 광주일고를 상대로 고교 시절 유일한 완봉승을 거두며 ‘메이저리거의 꿈’을 키웠다. 박찬호의 모교 공주고는 부산공고에게 장단 15 안타를 퍼부으며 8_6으로 역전승, 2회전 고지에 올랐다. 인천의 강호 동산고는 신생팀 광문고를 17_0, 5회 콜드게임으로제압했다.
■ 동산고-광문고
올해 창단한 신생팀 광문고에게 황금사자기 준우승팀 동산고는 애초부터 버거운 상대였다. 단 1점도 내지 못하는 영패의 수모를 당한 광문고는 이번 대회를 통해 전국대회 본선무대를 처음 밟아 봤다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동산고는 1회 사이렌이 울리자마자 선두타자 이재훈이 내야실책으로 진루한 뒤 후속타자의 안타와 볼넷으로 만든 무사 만루찬스에서 몸에 맞는 공, 희생플라이 등을 묶어 2득점하며 대량득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동산고 타자들의 방망이는2회에 더욱 매서우졌다. 남동욱이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터뜨리는 등 타자 일순하며 대거 5점을 추가, 7-0으로 달아나며 승세를 굳혔다.
3회를 무득점으로 지나갔던 동산고는 4회 3번타자 김현호의 솔로홈런 등으로 7점, 5회 상대실책과 볼넷 등으로 3점을 얻어 1회전 최다 점수차인 17_0으로 광문고를 대파했다. 두번째 투수로 등판한 동산고 에이스 송은범은 2이닝 동안 4 탈삼진 1피안타 무실점으로 가볍게 첫 승을 챙겼다.
광문고는 4회초 2루를 한 번 밟아봤을 뿐 2안타의 빈공과 실책 6개로 자멸하며 전국 무대 1승의 영광을 다음 기회로 넘겨야 했다.
■ 공주고_부산공고
초반 대량실점했던 공주고가 무서운 승부근성을 발휘하며 경기흐름을 뒤집고 승리했다. 올 황금사자기 1회전서 부산공고에 6_5로 역전패했던공주고가 봉황무대서 설욕전을 편 셈이다.
공주고 네번째 투수 조동찬은 6이닝 동안 18명의 타자들을 상대로 단 한 개의 안타도 내주지 않는 빼어난투구로 승리를 이끌었다.
1회 조동훈의 중견수 넘기는 2루타로 포문을 연 부산공고는 이동희 이여상 이명우 등이 연속안타를 치며 2점을 뽑아냈다.
부산공고는2회 다시 밀어내기 1점과 주장 김영광의 3루수와 유격수 사이를 가르는 2타점 2루타로 3점을 보탰다. 순식간에 5_0. 부산공고가 완전히 승기를 잡은 듯했다.
하지만 ‘박찬호의 후배들’은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3회 강종만 박현의 연속안타와 김주형의 3루타 등을 발판으로 3점을 만회한공주고는 4회 좌측담장을 넘기는 강종만의 115㎙ 짜리 투런홈런포로 6_5, 1점차로 쫓아가기 시작했다.
김주형 등의 연속안타로 가볍게 동점을 만든 5회부터 분위기는 완전히 공주고 페이스. 공주고 타자들은 자신감을 잃고 흔들리는 부산공고 마운드를 상대로 배팅연습을 하듯 두들겨대기 시작했다.
7회 박노민의 2루타로 3루타를 치고 나간 김주형을 불러들여 역전한 공주고는 8회 다시 1점을 추가, 부산공고의 추격의지에 찬 물을 끼얹었다.
■ 세광고_경주고
양 팀 통틀어 26개의 안타를 주고 받았던 난타전. 세광고가 홈런포 4개와 2루타등 장타를 과시한 반면 경주고는 꾸준하게 단타를 몰아쳤다.
승리는 장타를 앞세운 세광고의 몫. 세광고가 1회초 선두타자 이진혁의 홈런과 국철희배태영의 랑데부포 등 3개의 홈런을 묶어 4점을 얻은 뒤 2회와 4회 각 1점, 5회 2점씩을 뽑아내며 달아나자 경주고가 끈질긴 추격전을 폈다.
6회 최성진의 2루타 등 3안타로 2점을 쫓아온 경주고는 8회 다시 2점을 추가, 7_9 2점차까지 따라 붙었다.
그러나 기회는 그것이 마지막이었다.세광고는 9회 좌완 고효준을 구원투수로 내세워 경주고의 추격을 뿌리치고 승리를 차지했다.
■전주고_천안북일고
4회까지 2점을 앞서던 상황에서 갑작스런 폭우로 노게임이 선언되자 천안북일고 는 다 이긴 게임을 놓친 듯 허탈해 했다.
반면 수세에 몰렸던 전주고는 고마운 비를 뿌려준 하늘에 감사하며 다음 경기에서의 심기일전을 다짐했다.
천안북일고는 1회 이강서가 좌익수 앞 2루타로 공격의 물꼬를 튼 뒤 유민용 진형민 등이 안타를 몰아친 데 힘입어 2점을 먼저 얻었다.
전주고는 에이스 신용운을 내세워 방어벽을 쳤지만 2회 다시 2점을 내줬다.
3회부터 내리기 시작한 빗방울이 굵어지자 천안 북일고가 강우 콜드게임(5회까지 점수가 많은 팀이 승리)을 노리고 서둘렀지만 결국 노게임이 되고 말았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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