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구속된 국중호(鞠重皓ㆍ49) 전 청와대 행정관과 인천지검의 수사사령탑인 이범관(李範觀ㆍ58ㆍ사시14회)검사장의 엇갈린 인연이 뒤늦게 알려져 검찰 안팎에 화제를 모으고 있다.두 사람은 1998년 현정부 출범과 더불어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한솥밥을 먹었다. 이 검사장은 뛰어난 형세판단과 폭넓은 대인관계 등이 감안돼 서울지검 1차장에서 차관급 자리인 민정비서관으로 발탁됐으며 국씨는 92~98년 민주당 김옥두(金玉斗) 의원의 보좌관을 지낸 경력으로 행정관에 등용됐다.
정부 부처와 지역민심에 대한 동향을 파악해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업무의 성격상두 사람은 단순히 상관과 부하의 관계를 넘어서 서로의 가정 대소사까지 챙기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지인들은 전했다.
이 검사장이 99년 검찰로 복귀한 이후에도 두 사람은 서로 안부를 묻는 등 친분을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인연 탓에 국씨는 13일 오후 영장집행 직전 이 검사장을 만나게 해 달라고 간청했고 이에 이검사장도 무거운 걸음으로 검찰청사 내의 유치장으로 향했다.
이 자리에서 국씨는 연신 “검사장님, 억울합니다. 어떻게 합니까”라고 읍소했고 이 검사장은“할 말이 없다”며 국씨를 다독거렸다고 인천지검 관계자는 전했다.
30분간의 면담 이후 이 검사장은 기자들에게 “내가 청와대에서 처음 데리고 있던 사람인데 어찌 사람의 인연이 이럴 수 있나”라며 고개를 절래절래 내저었다. 국씨를 인천구치소로 보낸 뒤 이 검사장은 수사기간 내내 입에 대지 않았던 술을 지검 간부들과 나누며 복잡한 심사를 달랬다는 후문이다.
손석민기자
herme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