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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한국영화의 세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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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한국영화의 세계화

입력
2001.08.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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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에는 영화평론가가 인기였다. 젊은 연인들은 신문과 TV의 영화평을 보고 주말에 극장가를 찾았다.TV 화면의 명배우ㆍ명장면 소개는 감명 깊었고, 신문영화평의 ‘별표’ 평점을 본 영화팬들로 극장가가 북적였다.

당시 소개되던 영화는 주로 할리우드 작품들이었다. 그래서 영화평론가들은 외국영화를 국내에 소개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이 들 정도였다.

■올 극장가는 한국영화가 열풍이다. 99년 ‘쉬리’에서 불기 시작한 바람은 ‘공동경비구역 JSA’와 ‘친구’로 이어졌고, 이제 ‘엽기적인 그녀’와 ‘신라의 달밤 ’으로 거세졌다.

곧‘무사’등 한국형 블록버스터가 나오면 시장점유율이 5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본지 14일자 1면ㆍ21면) 말 그대로 제2의 전성시대라고 할만하다.

한국영화의 성장엔 충분한 이유가 있다. 우선 재미있는 작품과 철저한 기획이 돋보이고, 제작자의 과감한 투자와 늘어난 초대형 극장이 뒷받침했다. 지금은 관객수가100만 이상 올라가야 비로소 성공을 거론하기에 이르렀다.

■한국영화의 시장 점유율 확대는 의미가 크다. 할리우드를 비롯, 외국영화계에 시장을 대폭 열어 놓은 상태에서 관객의 발길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중ㆍ장년층 영화팬들도 극장문을 나서면서 예전과 달리 ‘전혀 돈이 아깝지 않았다’고 말한다. 젊은 층을 바라보고 만든 영화가 이처럼 모든 세대에 호응을 받는 까닭은 높아진 작품의 완성도와 재미있는 줄거리 때문이다.

■그러나 세계 극장가에서 한국영화는 아직 새내기에 불과하다. 세계시장은 넓고 커서 전략이 필요하다.

홍콩영화가 아시아인의 관심을 장악한 뒤 미국시장을 연 과정에서 배울 점이 많다. 중국의 한류(韓流) 열풍은 그 같은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이기도 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우리 영화인이 인류 공통의 삶과 가치관에 안목을 접근시키는노력이 세계시장을 여는 열쇠가 되지 않을까. 한국문화를 소재로 세계성을 획득한 영화를 기다린다.

최성자 논설위원 sjchoi@hk.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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