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韓 "전범들에 참배우려"정부는 13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 총리가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를 강행하자 성명으로 강하게 항의하면서도 대응의 수위를 조절하려는 태도를 취했다.
외교부는 이날 오후 참배 방침이전해진 뒤 최성홍(崔成泓) 차관 주재로 회의를 열어 참배 직후 대변인 성명을 발표하고 외교경로를 통해 우리 입장을 공식 전달한다는 입장을 세웠다.
신정승(辛正承) 외교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우리로서는 평화를 파괴하고 인근 국가에 대해 형언할 수 없는 피해를 끼친 전쟁 범죄자들에 대해서까지 일 총리가 참배한 사실에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성명은 “고이즈미총리가 인근 국가들과 진정한 선린우호 관계를 구축해 나가고자 한다면 앞으로 올바른 역사 인식을 토대로 관련 국가의 입장과 국민 감정 등을 존중해야할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응은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일본 총리가 총리 자격으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던 1985년 당시나,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총리 때인 1996년과 비교해 수위가 높은 것이다.
당국자들은 외교부 성명이후의 추가 대응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한 당국자는 “상대방 행정 수반을 비판한 이번 성명은 강한 대응”이라며 국제적으로 예민한 파장이 예상되는 중국과의 공조에 대해서는 딱 잘라 부인했다.
이날 주한 일본대사관 공사에게 유감의 뜻을 전달한 정부는 한승수(韓昇洙) 외교통상부 장관이 중동 순방에서 돌아오는 18일 데라다 데루스케(寺田輝介) 주한 일본대사를 불러 유감의 뜻을 공식 전달할 방침이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 中 "亞희생자 감정해쳐"
역사교과서 문제와 무역 분쟁으로 마찰을 빚고 있는 중국과 일본이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더욱 신경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참배 직후 외교부 성명을 통해 “이 같은 잘못된 행동은 중일 관계의 정치적 기초는 물론 중국 인민과 다른 아시아 희생자들의 감정을 해쳤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관영 신화(新華)통신도 “고이즈미 총리의 참배는한국, 중국, 다른 아시아 국가의 격렬한 반대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그러나 고이즈미총리의 참배에 대해 지나치게 과격한 대응은 자제하는 듯 하다.
외교부 성명에서 고이즈미 총리가 참배 전 평화를 약속하고 유화적인 발언을 한 점과 참배 날짜를 13일로 바꾼 점을 강조하고, 보복조치를 언급하지 않은 것도 이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국 정부는 국민정서를 고려해 외교적 수사를 동원해서 일본을 비난하되, 경제 문제 등을 이유로 양국 관계가 지나치게 악화하는 것은 자국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실리적 계산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특히 고이즈미 총리가 자국의 요청을 받아들여 15일을 피한 것에 대해 일단 긍정적 해석하는 분위기이다.
/베이징=송대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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