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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내년 광복절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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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내년 광복절에는...

입력
2001.08.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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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호국인 일본의 총리대신을 중상하는 내용으로 매우 유감스럽다. 특히 위패의 형태를 사용한 사진은 극히 악질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일본대사관이 국내 한 주류업체에 보낸 항의서신의내용이다.이 업체는 광고에서 일본 총리 이름이 적힌 위패형상과 함께 ‘당신은 반성은 커녕 세상을 피로 물들인 망령들에게 머리 숙여 신사참배나하려하고…, 이제정신이 맑아지는 이 술 한잔 받고 올바른 역사관으로 깨어나시오!’라고 썼다.

■얼마 전 한국의 한 록 밴드는 일본 공연 중 일본의역사 교과서 왜곡에 항의하며 일제시대 일본군이 사용하던 욱일승천기(태양기)를 찢었다.

이에 앞서 일본대사관 앞에서열린 수요시위에서는 한 참석자가 일장기를 소각했다. 광고는 일단 ‘튀어야’ 한다.

그래야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휘어잡을수 있다. 또 록 밴드 설명대로 ‘일본 기성세대의 추한 모습을 일본 땅에서 비판하고 싶은’ 마음도 이해가 간다. 하지만 뭔가 씁쓸하다. 뒷맛이 깨끗하지 만은 않다.

■일본의 잘못을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하기 위해서는 우선 우리가 이성적이고 너그러워야 한다. 우리의 감정이 어떤지는 한 두번 보여주면 족하다.

감정이 지나치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우려가 있다. 상대방을 굴복시키는 것은 누가 봐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확고한 논리다.

그러한 논리무장을 위해서는 먼저 상대방을 잘 알아야 하는데, 우리는 이를 위해 그 동안 무엇을 했던가.

■히로히토 일본 천왕이 아시아 침략과 태평양 전쟁의 주범이라는사실을 실증해 낸 사람은 미국인이다.

올해 퓰리처상 논픽션 부문 수상작인 ‘히로히토와 근대 일본 만들기’의 저자인 하버드대 허버트 빅스 교수다.

루스 베네딕트 교수가 일본에 가보지 않고 쓴 ‘국화와 칼’은 출간된 지 60년이 되지만 아직도일본 이해를 위한 필독서가 되고 있다.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가 문제가 되고 있는데, 이 신사를 종합적으로 다룬 한국인이 쓴 책은 찾기가어렵다.

내일은 광복절이다. 내년 이맘때에는 우리가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일본에 관한 책을 가질 수 있을까.

이상호 논설위원 s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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