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금리가 날개 없이 추락하고 있다.10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하를 계기로한빛ㆍ주택ㆍ국민ㆍ서울은행 등 각 은행마다 예금 금리를 잇따라 내리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이자 소득이나 연금으로 생활하는 노인이나 퇴직자 등 금리생활자들은 자금운용에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외환은행은 이날 수시입출금식예금(MMDA) 금리를 금액별로 0.2%포인트 인하해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금액별로 최고 연 4.5%에 이르는 MMDA금리는 연 4.3%로 하향조정됐다.
서울은행은 9일 정기예금 금리를 0.1~0.2%포인트내린데 이어 내주 중 MMDA 금리를 0.3~0.5%포인트 인하키로 했다.
금리가 조정될 MMDA 상품은 5,000만원 이상으로 5,000만~1억원이 0.3%포인트, 1억원 이상이 0.5%포인트다. 서울은행은 또 주택청약 예금금리를 현행 5.9%에서 0.1%포인트 내릴 계획이다.
한빛은행은 MMDA의 영업점장 전결금리(0.3%)를 폐지해 실질적으로 금리를 인하했다. 이에 따라 한빛은행의 MMDA금리는 종전 금액별로 최고 연 4.8%까지 지급했으나 연 4.5%로 낮춰졌다.
국민ㆍ주택은행은 내주 중 MMDA금리를 0.2%포인트내리고 정기예금 금리도 소폭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1일 정기예금 고시금리를 0.2%포인트 인하했기 때문에 추가금리 인하 여부는 다른 은행의 금리 책정결과와 시장상황을 살펴가며 판단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6일 시장성수신상품 금리를 0.2%포인트 인하한 신한은행도 당분간은 시장추이를 보겠다는 입장이나 두 은행 모두 곧 금리인하 행렬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출금리 인하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대출상품의 상당부분이 양도성예금증서(CD) 등 시장 실세금리에 연동돼 있어 콜금리 인하로 실세금리가 하락할 경우 추가 하향조정이 불가피하다.
평화은행 등일부 은행은 최근 양도성예금증서(CD)에 연동된 가계대출 금리를 6%대로 낮춰 적용하고 있다.
특히 저금리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고객들이고정금리 대신 시장금리 연동부 금리 상품을 선택하는 고객들도 크게 늘고 있다.
한편 은행들이 잇따라 금리를 내리면서 제2금융권이나 부동산으로 이탈하는 자금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남식(梁南植) 주택은행 수신팀장은 “7월 중 예금이 총 6,900억원 증가했으나 금리를 인하한 이 달 1일 이후 9일까지1,300억원이 줄어들었다”며 “자금운용처가 마땅치 않은 은행 입장에서는 예금 이탈을 각오하고 금리를 내릴 수 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박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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