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사(Holding Company) 시스템이 기업ㆍ금융 구조조정의 '대조류'로 자리잡고 있다.정부의 기업 지배구조 개선정책과 금융시장 개방 및 상품시장의 변화, 소액주주 운동의 확산 등으로 대규모 기업집단의 장점이 점차 사라지면서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고 신속한 사업구조조정 및 시너지 효과를 위해 지주회사 체제로 변신하는 기업과 금융기관이 늘고 있다.
■급증하는 지주회사
지주회사는 주식 소유를 통해 다른 회사를 지배하는 것을 주된 사업으로 한다. 지주회사가 자회사의 경영ㆍ관리 외에 다른 사업을 하지 않을 경우 순수지주회사라 하고 자체 영업을 하면서 다른 회사를 지배할 경우 사업지주회사라고 부른다.
순수지주회사는 외환위기 극복과정에서 기업개혁을 촉진하기 위한 수단으로 1999년 4월 허용됐다. 공정거래위원회에 지주회사로 지정된 기업은 모두 20개사. 지난 해 말 7개에 불과했으나 올 들어 우리금융지주회사 등 13개사가 늘어났다.
대기업으로는 LG가 화학부문을 지주회사로 바꿨고 SK가 가스부문을 지역별 11개 자회사를 거느린 지주회사 형태로 설립했으며 금융부문에선 우리금융등 3개 지주회사가 생겨났다.
■지주회사, 구조조정 해결사?
기업 입장에서는 지주회사 체제가 기업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고 자회사 인수합병, 분할 및 제휴 등을 통한 사업 구조조정을 쉽게 해주는 장점이 있다.
지주회사 체제 아래서 대주주는 지주회사의 주식만 보유, 출자자산의 수익관리에만 주력하고 사업자회사의 경영은 전문경영인이 맡게 된다.
신속한 사업 포트폴리오 재구성과 사업간 시너지효과 극대화가 가능하다. 법적 실체가 없는 그룹 회장실과 비서실, 구조조정본부 등 그룹 본사 기능을 양성화한다는 측면도 있다.
LG경제연구원 이승일 연구위원은 “지주회사는 소유 지분의 매각과 취득을 통해 자회사 소유를 전략적으로 조정, 신규사업진출과 부실사업 정리등을 용이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제력 집중우려
상존 지주회사는 소액 자본으로 다수의 기업을 지배할 수 있다.
따라서 극단적인 경우 지주회사가 여러 자회사 주식을 보유해 지배하고 그 자회사들이 또 다른 자회사의 주식을 보유하게 되면 모회사는 아주 적은 자본으로 수많은 자회사를 경영하는 피라미드식 지배체제가 가능하다. 이와 같은 방식의 기업지배가 독과점을 심화시킬 우려도 있다.
공정거래 위원회 관계자는 “경제력 집중 우려 때문에 지주회사에 대해서는 상호출자를 금지하고 자산 및 지분한도와 부채비율 등 엄격한 행위제한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지주회사 이사회의 권한과 책임을 분명히 하고 지주회사와 자회사 근로자와의 관계를 명확히 하기 위한 상법 개정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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