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통계는 경제활동의 결과를 계량화해 한 눈에 보여주는 수치다. 이를 토대로 특정 분야의 흐름을읽을 수 있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특히 빛의 속도로 변하는, 국경없는 경제전쟁의 시대에서 통계가 지니는 의미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통계의내용에 따라 주가 금리 환율 투자 등이 큰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상황이다. 통계는 각 경제주체들의 행동을 결정하는 기본 요소인 것이다.
산업자원부가 발표한 ‘7월 외국인 직접 투자’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산자부는7월 외국인 직접 투자가 7억2,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5% 감소했으며, 올들어 누계로는 13.9%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런데이는 지난해 7월 벤처기업 리타워텍이 신고한 13억5,000만 달러를 제외한 것이다. 이를 포함하면 7월 외국인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60%감소하게 되고, 올 7월까지는 마이너스 5.4%가 된다.
산자부는 리타워텍 투자액이 거액인데다 전부 신고ㆍ 입금 3시간만에 해외로 빠져나가 이를 포함할 경우오히려 현실을 왜곡한 통계가 될 수 있어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비교ㆍ 분석이 가능한 정확한 통계를 만들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이 같은 산자부의해명은 일리가 있다.
리타워텍의 문제점은 누구나 인정을 한다. 이 부문을 빼는 것이 외국인 직접 투자의 실상 파악에 더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산자부는 통계의 기본 원칙을 무시하는 근본적인 잘못을 저질렀다. 지금까지 외국인 직접 투자를집계하는 기준은 신고다.
입금 여부와는 관계가 없다. 이에 따라 리타워텍의 투자액은 지난해 총 투자실적에 잡혀 있다. 아직 입금되지 않았지만SK텔레콤이 지난 1월 신고한 29억6,000만 달러 외자 유치 건도 마찬가지다. 산자부의 기준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이런 맥락에서다.
산자부가 정말로 정확한 통계를 제공하려 했다면 그 동안의 방식으로 수치를 내놓고, 리타워텍의 문제는보충 설명이나 첨부ㆍ 참고 자료 등으로 덧붙였어야 했다.
그랬으면 산자부가 말하고자 했던 것을 충분히 전달할 수 있었을 것이다. 정부가 통계에서조차유리한 것은 받아들이고, 불리한 것은 버린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다른 통계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면 무엇이라고 응답할 것인가.
통계의 생명은 정확성이다. 신뢰성이 한번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는 것이 통계의 속성이다. 기준이자의적으로 변경되는 통계를 누가 믿겠는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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