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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도자기 엑스포 2001' 내일부터…흙은 숨쉰다,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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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도자기 엑스포 2001' 내일부터…흙은 숨쉰다, 꿈꾼다

입력
2001.08.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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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도자 문화의 역사와현주소를 살필 수 있는 ‘세계도자기 엑스포 2001 경기도’가 10일~10월28일 경기 이천시 관고동 설봉공원, 여주군 신륵사 국민관광단지, 광주시 곤지암 문화특구에서 열린다.세계도자기엑스포조직위원회(위원장김종민)가 주관하는 이 행사는 84개국에서 도자기 2,000여 점을 출품한 세계 최대 규모의 도자기 축제다.

이천ㆍ여주ㆍ광주 지역은 국내도자기 가마의 80%가 밀집돼 있는 한국 도자예술의 메카. ‘흙으로 빚는 미래’를 주제로 한 이번엑스포는 10여년 동안 계속돼 온 이 지역 도자기축제를 세계적 행사로 확대한 것이다.

조직위는 행사 기간에 외국관광객을 포함해 500만 명 이상이 관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031)630-0169

■세계도자문명전(이천 세계도자센터)

중국 베이징(北京) 고궁박물원, 일본 오사카(大阪) 동양도자박물관, 한국 국립중앙박물관,프랑스 세브르 국립도자박물관 등 세계 유수의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도자 명품 350점이 출품된다.

특히 1660년 프랑스 느베르 지역에서 제작된높이 26㎝의 ‘노란 항아리’는 다양한 상감 형식의 꽃 무늬와 자연스러운 형태가 한국의 분청사기를 연상시키는 걸작이다.

보물 제659호인 ‘청화백자매조문병(靑畵白磁梅鳥文甁)’,중국 송대(宋代) 1급 유물 ‘여요준(汝窯尊)’, 15~16세기 태국에서 만든 ‘철회어문발(鐵繪魚文鉢)’ 도 눈길을 끈다.

■세계현대도자전ㆍ세계도자비엔날레 국제공모전(이천 세계도자센터)

현대 예술의 한 분야로 발전한 도자예술의 흐름을 집약했다. 세계현대도자전에는 미국도예계에 ‘추상표현주의’라는 새 경향을 도입한 피터 볼커스의 ‘무제’를 비롯해 대만 작가 아 레온의 ‘철 주전자’ 등 73점이 전시된다. 점토에서느끼는 감정을 자연스럽고 실험적인 형상으로 표현한 작품이 대부분이다.

제1회 세계도자비엔날레 국제공모전은 최종심사 통과작품 297점을 전시한다. 69개국에서2,019명의 작가가 4,206점을 응모한 만큼 전시작 수준이 상당하다. 대상 수상작은 나이지리아 작가 로손 오예칸의 ‘힐링 비잉(HealingBeing)’.

■세계원주민토기전ㆍNCECA전(여주 세계생활도자관)

세계원주민토기전에서는 아프리카와 태평양 연안 섬에서 제작한 토기 110점을 감상할수 있다. 흰 흙 바탕에 다채색 문양을 그려넣은 북미 인디언들의 토기, 긴 매부리코 모양의 파푸아뉴기니의 제기(祭器) 등이 선보인다.

미국도자교육평의회(NCECA)전은미국 현대 도예의 단면을 조명하는 전시회로 론 네이글 등 51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한국전통ㆍ현대도자전, 조선도공후예전(광주 조선관요박물관)

한국전통ㆍ현대도자전에는 한일상씨의 ‘백자단청문발(白磁丹靑文鉢)’과 한길홍씨의 ‘윤회시리즈-0101’ 등 국내 전승도자(100점)와 현대 도자(63점)가 전시된다.

조선도공후예전은 이삼평, 심수관 등 임진왜란 당시 일본으로 끌려간조선 도공 후예들의 작품 42점이 전시된다.

규슈(九州) 일대에 흩어져 있는 여섯 가문의 대표작과 이주경로 등을 함께 소개한다. 박물관 홀에는대형 빗살무늬토기에 모니터 50대를 설치한 백남준씨의 레이저ㆍ비디오 작품이 설치된다.

■공식설치작 박유아씨-"무덤.가마 모두 시작을 의미해요"

세계도자기엑스포가 열리는 경기광주시 조선관요박물관 조각공원에는 눈길을 끄는 조형물이 하나 서 있다. 무덤 같기도 하고 배부른 임신부 같기도 한데 실은 대형 도자 가마다.

가로4㎙, 세로 3㎙, 높이 4㎙의이 작품 제목은 ‘무덤-생성의 공간’. 안에 들어가면 117년 전 폐지된 광주 조선관요를 기리는 117점의 자그마한 도자들이 가득 전시돼 있다.

‘무덤-생성의 공간’은 한국화가 박유아(40)씨가 조직위로부터 제작비 3,000만원을 지원받아 2개월여 동안 만든 작품. 도자 117점은 작업에 참여한 인부에서부터 광주지역 도예가, 택시기사, 곰탕집 주인 등이 한 점씩 만들었다.

“무덤은인생의 종료가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뜻에서 이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가마 역시 흙을 태워서 전혀 다른 생명체인도자를 탄생시키는 곳이잖아요. 흙탕물에 불과한 유약이 뜨거운 불을 견딘 후 아름다운 자태로 변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199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힘찬 필치의 수묵 추상화를 즐겨 그리던 그는 먹과 가마 모두 ‘불’과 관련돼 이번작업을 하게 됐다고 한다. 포철 회장을 지낸 박태준 전 총리가 그의 아버지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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