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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독주회 준비 장한나 "더 깊은 연주위해 철학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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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독주회 준비 장한나 "더 깊은 연주위해 철학전공"

입력
2001.08.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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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으로 등장해 세계를 놀라게 했던 첼리스트 장한나가 열 여덟 살이 됐다.제법어른티가 난다. 신동이니 천재니 하는 호들갑스런 찬사를 떠나 진정한 연주자로 거듭나고 있다. 떼구르르 구르는 듯 맑은 웃음과 명랑한 표정은 여전하지만.

장한나는 내년 가을 미국 하버드대에 들어간다. 철학이나 문학을 전공할 계획이다.“더 깊이 있는 연주를 위해서”란다.

올 가을 입학 예정이었으나 1년 미뤘다. “그동안 연주와 공부로 바쁘게 지냈으니 1년 간 좀 쉬면서 못 가본 데도 가보고 책도 읽으면서 재충전의 기회를 갖고 싶어서”라고설명했다. 읽을 책 목록에는 데카르트, 칸트, 사르트르가 들어있다.

책벌레로 소문난 그는 특히 철학에 관심이 많다. 열 두 살 때부터 도스토예프스키,톨스토이 등 러시아 문학을 접했고 셰익스피어, 단테, 괴테 등 서양 고전을 섭렵했다.

최근 읽은 책은 톨스토이의 ‘예술론’. ‘예술은 예술가가 느꼈던 감정을 작품으로 표현해 다른 사람에게 감동을 전달하는 것’이라는 데 공감했다고 한다.

미국 뉴욕 교외에 살고 있는 장한나는 지난달 31일 한국에 왔다. 경기 부천의 외가에 머물면서 독주회 준비를 하고 있다.

13일 대구를 시작으로 21일 수원까지 전국 7개 도시에서 독주회를 한다. 18일로 예정된 서울 독주회는진작 매진됐고, 지방 공연도 절반 가량 표가 팔렸다. 그는 독주회를 혼자서 청중과 나누는 긴 대화에 비유했다.

“1부는 묵직한 곡으로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소나타 작품 6’과슈만 ‘환상곡’을, 2부는 포레ㆍ라흐마니노프ㆍ생상ㆍ글라주노프ㆍ포퍼ㆍ림스키코르사코프의 소품을 연주합니다.

긴 곡으로 짠 1부가 소설이라면, 소품으로 구성한 2부는 시라고 할까요. 소품은 짧으니까 쉬울 거라고 생각하지만 소설 읽는것과 시 읽는 것이 다르듯이 30~40분짜리 소나타나 3~4분짜리 소품이나 어렵기는 마찬가지예요.”

이번 무대에서 그는 특별히 본공연에 앞서 포레의 ‘비가’를연주한다. 지난 4월 지휘 도중 심장마비로 사망한 지휘자 주세페 시노폴리를 추모하는 곡이다.

“시노폴리는 제게 정신적 아버지 같은 분이예요. 첼리스트 로스트로포비치, 미샤 마이스키 선생님도 그렇지만. 언제나 저의 내면적 성숙을 도와주려고 애쓰셨지요.

슈만을 연주할때는 ‘연주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며 독일 낭만파 그림책을 선물하기도 하셨지요. 동양인임을잊지 말고 뿌리를 간직하라고 강조하시며 중국 고대 시집을 주시기도 했습니다. 협연할 때면 ‘나를 위해 앙코르를해 달라’며 퇴장하지 않고 무대에서 제 연주를 듣곤 하셨지요.”

첼리스트로서 소망을 묻자 ‘레퍼토리를 늘리는것’이라고 답했다.

“첼로는 다른 악기보다 레퍼토리가 적어요. 모차르트만 해도 피아노곡은 많은데 첼로 곡은 하나도 없어요. 베토벤, 브람스도 첼로 소나타는 있지만 협주곡은 안 썼고요.첼로를 위해 쓰여진 곡은 전부 연주해봐야죠.

로스트로포비치의 초연이 100곡이 넘는데 저도 그런 역할을 하고 싶어요. 한국 작품도 외국에서 많이연주하고 싶습니다. 최근 윤이상의 첼로곡 악보와 음반을 봤는데 연주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어요.”

13일 대구시민회관, 14일 울산 현대예술관, 15일 청주 예술의전당, 17일 춘천 백령문화관, 18일 서울 예술의전당,20일 부산문예회관, 21일 수원 경기도문예회관. 오후 7시30분.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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