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컴퓨터 칩을 내장하고 다니는 사람. ‘최초의 사이보그 인간’으로 불리는 로봇 공학자 케빈 워릭(47) 영국 래딩대 석좌 교수가 방한했다.7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존슨 강당에서 ‘사이보그, 인간을 위한 미래’라는 주제로 첫 강연을 한 워릭 교수는 “사이보그는 인간의지평을 넓혀줄 것”이라고 강조하고 사이보그가 변화시킬 사회에 대한 밝은 전망을 제시했다.
워릭 교수가 정의하는사이보그는 일반적인 로봇과는 다르다. 완전히 기계로 이루어진 로봇뿐 아니라 특정 컴퓨터 전자 장비 등으로 몸의 일부를 개조한 인간이나 동물 등인공복합 생명체를 뜻한다.
인공지능, 지능제어, 로봇공학의 대가로 300여 편의 논문을 발표한 그는1998년 8월 자신의 몸을 ‘사이보그화(化)’한선구적인 과학자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자신의 왼 팔에 실리콘 칩을 삽입하고 컴퓨터와 교신하기 시작했다.
워릭 교수는 자신의 몸 속에서 제2의 두뇌 기능을 하는 칩을 통해 손가락 하나까딱하지 않고 문을 열고, 불을 켜고, 컴퓨터를 켤 수도 있다. 학과 건물의 컴퓨터 장치와 워릭 교수의 몸에 내장된 칩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기때문이다.
그는 다음 달 새로운 실험에 도전한다. 아내 이레나의 몸에도 칩을 이식해 두사람의 몸을 하나의 신경으로 제어하는 실험이다. 두 사람의 팔에 이식된 5㎝ 크기의 실리콘 칩은 각각 신경 섬유와 연결된다.
남편이 손가락을 움직이면 이 신호는 컴퓨터를거쳐 아내에게 전달되고 아내도 똑같이 손가락을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워릭 교수는 “감정도 신경을 자극하기때문에 분노와 흥분도 서로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1, 12일 대전엑스포과학공원에서개최되는 ‘대전사이언스페스티벌2001’ 에서도 강연한다.
이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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