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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酒 원료약재 값싼 중국産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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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酒 원료약재 값싼 중국産 많다

입력
2001.08.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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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약주에는 국산 한약재가 없다?’국순당 ‘백세주’, 두산 ‘군주’, 진로 ‘천국’ 등 신토불이(身土不二) 토속주를 자처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전통 약주들이 값싼 중국산 약재를 주원료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약주 제조업체들은 저마다 동의보감 등의 재래비법으로 각종 한약재를 배합해 술을 빚은 것처럼 홍보에 열을 올리면서도 제품의 포장 등에 약재의 종류나 원산지를 전혀 표기하지 않아 소비자를 현혹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3일 약주업계와 한국한약도매협회 등에 따르면 국순당ㆍ두산ㆍ진로ㆍ배상면주가 등 주요 주류업체들은 한약재를 주원료로 한 전통약주(알코올 도수 13도)를 제조, 판매하고 있지만 ▦국산 약재가 수입산에 비해 최고 10배 이상 비싼데다 ▦국산의 경우 재료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이유 등으로 중국산 약재를 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해 경기도로부터 ‘경기 전통식품’으로까지지정된 국순당 ‘백세주’의 경우 대표 성분인 계피와 감초, 건강 등의 약재를 중국산으로 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순당 관계자는 “국산 약재 사용을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감초나 계피, 건강 등 일부 약재는 국내 재배농가가 적은데다 시중에서 구하기가 쉽지 않아 수입산으로 대체하고 있다”며 “하지만 술의 경우 재료의원산지 표기 의무가 없기 때문에 그 동안 소비자에겐 이를 알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조실록에 기록된 왕실비법을 재현했다는 ‘군주’로 약주시장을 공략 중인 두산은 핵심성분인 천문동, 숙지황,인삼 외에 대부분의 약재를 수입산으로 쓰고 있다.

두산의 구매담당자는 “구기자나 오미자의 경우 국산이 중국산보다 적어도 10배는 비싸다”며 “경쟁제품들과 단가를 맞추다 보니 불가피하게 수입약재를 쓸 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14가지 약재 성분을 넣어 빚었다는 진로의 ‘천국’, 18가지 약재를 배합했다는 배상면주가의 ‘활인18품’ 역시 감초와 계피 등 주요 약재를 중국산으로 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배상면주가 관계자는 “대표 브랜드인 ‘산사춘’의 경우 중국산 약재를 사용해 실험했더니 효능이 국산에 비해 70%나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돼 가격인상 요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료 약재의 전량을 국산으로 쓰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제대로 알고 선택할 수 있도록 원산지 표기를 의무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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