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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앞엔 아무도 없었다"

입력
2001.08.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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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빠른 사람은 없다.”남자 100㎙ 세계기록(9초79)보유자 모리스 그린(미국)이 제8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우승,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그린은 이로써 1997년, 99년에 이어 정상에 올라 83년, 87년, 91년에 우승한 칼 루이스(미국)에 이어 세계선수권사상 두번째로 3연패를 이루는 위업을 달성했다(91년 대회를 끝으로 4년마다 열리던 대회가 2년으로 단축됐다).

그린은 6일 오전(한국시간) 캐나다 에드먼턴 커먼웰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100㎙ 결승에서 9초82(역대 3위 기록)를 기록, 동료 팀 몽고메리(9초85)를 제치고 가장 먼저 결승점을 통과했다. 9초82는 올 시즌 최고기록. 하지만 자신의 세계기록 경신에는 실패했다. 경기 때마다 2위에 머물러 이번 대회서 설욕을 다짐했던 라이벌 아토 볼든(트리니다드 토바고)은 9초98로 4위에 그쳤다.

왼쪽 무릎 부상으로 밴드를 감고 출발선에 선 그린은 이날 반응시간 0.132초로 쾌조의 스타트를 끊은 뒤 중반까지 폭발적인 페이스를 지속, 세계신기록의 기대를 부풀렸다. 하지만 결승선을 불과15㎙ 남긴 지점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왼쪽 다리에 통증이 재발, 막판 스퍼트를 하지 못한 것. 경기가 끝난 후 그린은 “달리는 내내 온 몸의 근육이 팽팽하게 긴장되는 것을 느꼈다“며 “가장 중요한 사실은 내가 경기를 끝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린은 특히 “나의 레이스는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단축해야 할 기록들이 여전히 많다”면서 기록단축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린은 이날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혀를 장난스럽게 내밀고 고개를 돌려 자신의 기록을 확인하는 여유를 보였지만, 골인직후 성조기를 흔들며 경기장을 돌 때도 왼쪽 다리를 절룩거려 200㎙ 출전이 어려울 전망이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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