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3개의 메이저 타이틀을 차지했다. 나머지 1개를 위해 더욱 정진할 것이다.” 박세리가 최연소 글랜드슬래머 등극을 조준하고 나섰다.박세리의 언급을 빌리지 않더라도 그의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은 최연소 그랜드슬램달성이라는 또 하나의 신화창조를 예고하고 있다.
박세리는 1998년 LPGA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 우승에 이어 이번에 3번째 메이저타이틀을 차지함으로써 불과 두달전 캐리 웹(호주)이 새로 쓴 글랜드슬램의 최연소 나이를 다시 줄일 수 있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박세리에게 남은 목표는 매년 시즌 첫 메이저대회로 열리는 나비스코챔피언십.박세리의 현재 나이는 만 23세 11개월. 웹이 6월 LPGA챔피언십 우승으로 최연소 그랜드슬래머의 영예를 차지했을 때가 만 26세 6개월 되던 날이었다. 따라서 앞으로 3년이라는 충분한 시간이 남아 있다. 그랜드슬램은 LPGA 사상 5명, 현역선수 중에서는 2명만이 해냈다.
뿐만 아니라 박세리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3마리 토끼의 포획도 사정권에 두게 됐다.
시즌상금과 다승 1위, 올해의 선수 타이틀이다.
박세리는 상금랭킹에선 1, 2위를 달리던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웹을 근소하게나마제치고 일단 선두로 뛰어 오르는데 성공했다.
합계 124만8,575달러로 소렌스탐(124만5,696달러)에게는 2,879달러, 웹(116만659달러)에게는8만7,916달러 앞선 것. 지금의 분위기라면 웹이 지난 해 달성한 한 시즌 최다상금 187만6,853달러를 돌파할 가능성도 크다.
박세리는 다승부문에서도 지난 해 무관의 부진을 한꺼번에 만회하기라도 하듯자신의 최다승 타이인 4승을 기록, 5승에서 멈칫거리는 소렌스탐의 턱밑까지 다가섰다. 웹은 2승에서 더 이상 전진을 못하고 있다. 또 롤렉스 올해의선수상 포인트에서는 2위인 박세리가 203.50점으로 선두 소렌스탐(241점)에 37.50점 뒤져 있는 상태다. 웹은 168점으로 3위을 달리고있다.
남재국 기자
■박세리 인터뷰
“이기기 위해 여기에 왔기때문에 2등은 없다고 생각했다.” 박세리는 대회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선두를 좇는 입장에서 혹 잘못돼도 손해볼 게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때로는 모험도 감행하면서 경기에만 모든 신경을 쏟았다”며 집중력을 우승의 원동력으로 꼽았다.
_오늘 경기중 우승을 확신했는가.
“사실 마지막까지도 마음을 놓지 못했다. 내 페이스를 차분히 지키면서 어떤 경우에도 무너지지 않으려고만 애썼다. 리더보드 맨 윗자리에 올라간 사실은 14번홀에서야 알았다. 나머지 홀중 마지막 3홀이 너무 힘든 곳이었기 때문에 좋은 매듭을 짓자고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그러다보니 챔피언에오르는 좋은 기회를 맞게 됐다.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우승해 의미 또한 남다르다.”
오늘 17번홀과 18번홀의 플레이가 이전 라운드때보다 훨씬 좋았는데.
“아주 만족한다. 특히 17번홀은 이전 라운드에서 항상 애를 먹었던 곳이기에 버디를 잡은 뒤 너무 행복했다. 18번홀에선 왔다갔다하다 버디기회를 잡았는데 어떻게 끝냈는 지도 모르겠다. 이런 저런 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했었던 것 같다. 18번홀은 항상 스트레스를 많이 주는 곳이라고 밖에 더할 말이 없다.”
-리더보드 맨 윗자리에 이름이 올라있는 것을 봤을 때 캐디에게 무엇이라고 말했나.
“무슨 말을 했냐고. 우리는 서로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도 리더보드를 보았고 나 역시 보았다. 하지만 지나온 홀들보다 더 어려운 홀들이 남아있다는것을 서로 알기 때문에 우리는 이심전심으로 플레이에만 신경을 쏟았다.”
_캐디의 도움이 컸다고 들었다.
“영국 출신이라 코스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있어 도움이 많이 됐다. 미국에서는 스핀을 많이 걸어 온그린시켰는데 이 곳의 그린은 너무 딱딱해 스핀으로 핀에 다가가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그린 20~30야드 전방에 떨어뜨려 올리는 전략을 구사했는데 그때마다 캐디와 많은 얘기를 나눈 뒤 샷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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