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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공동선언에 담긴 뜻…北,對美카드 겨냥 '미군철수'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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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공동선언에 담긴 뜻…北,對美카드 겨냥 '미군철수'명시

입력
2001.08.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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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항의 모스크바 공동선언에는 북한과 러시아의 국제 전략적 이해 관계가 녹아있다.북한은 대미 협상 카드인 미사일 문제와 주한 미군 철수에 대한 지지를 얻는데 주력했고, 러시아는북한과의 관계 복원을 통해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 확대라는 실리를 취하고자 했다.

그러나 북한은 군사 및 경제 지원에 대한 확답을 얻지 못했고, 러시아는 미국과 남한을 자극할 수도 있는 사안까지 북한의 손을 들어주는 ‘무리수’를 두었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미사일문제

북한은 대미 협상의 최대 걸림돌이자 협상의 출발점인 ‘미사일 위협’에 대해 러시아라는 강력한 동조자를 확보했다.

러시아는 “북한의 주권을 존중하는 국가에는 전혀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데 동의함으로써 북한의 미사일개발을 사실상 묵인했다.

북한의 ‘혈맹국’인 중국도 미사일 문제에 관한 한, 이처럼 강한 지지를 표명한 전례가 없다. 지난해 7월 평양 정상회담에서 채택된 ‘조러공동선언’에서는 단지 “조선은 자기의 미사일 강령이 순수 평화적 성격을 띤다는 것을 확인한다”고 표명했으나 러시아는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그러나 탄도탄 요격미사일(ABM)협정에 대한 러시아의 지지 표현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양측 모두 미국이 추진중인 미사일 방어(MD) 체제에 반대해 왔다.

오히려 이번에 채택된 ABM 관련 주장은 평양 정상회담 때 발표된 내용보다 구체적이지 못하고 발언 수위도 약화했다.

▲주한미군

북한과 러시아가 주한 미군철수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북한 입장에서는 당연할 수도 있지만, ‘제 3자’인 러시아는 미국과 남한을 자극하는 일을 자초하게 됐다.

지금껏 러시아는비록 내심으로는 주한 미군의 철수를 지지해 왔지만 공개석상에서는 이 문제가 1차적으로 한국과 미국간의 문제라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주한미군 철수문제는 북한이 집요하게 요구, 선언문에 포함됐다.

러시아는 북한의 주장에 대해 “이 같은 입장을 이해하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은 비군사적인 수단을통해서만 확보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는 선에서 절충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주한 미군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이 한반도 문제에 대한 발언권 강화를 노린 측면이 있다는 분석을 하고 있다.

러시아는 6ㆍ15 남북공동선언에 대한지지를 표명하는 한편, 이를 기초로 “건설적이고 책임 있는 역할을 수행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명시했다.

▲경제협력

모스크바 선언의 특징은 평양 정상회담 때 처럼 국제 정치적 현안에 대한 입장 표명이 주류를 이뤘다는 점이다.

이는 거꾸로 북러간 경제 협력이 여의치 않았음을 방증한다. 북측은 실질적으로 지원받길 원했으나 러시아는 여력이 없다.

선언문은 양국의 경협이 “과거 양국간 채무관계를 감안해 이뤄진다”고 못박았다.

이는 북한이 지고 있는 38억루블의 부채를 경협과 연계시키겠다는 러시아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며, 북한이 이에 동의한 것으로 해석된다. 양측은 군사 협력을 선언문에 명시하지 않았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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