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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리포트 / 한국통신 이상철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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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리포트 / 한국통신 이상철 사장

입력
2001.08.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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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경영이 흔히 바둑과 비교되는 것은 반상(盤上)의 돌을 운용하는 방법이 기업을 일궈나가는과정과 흡사하기 때문일 것이다.불황 속에서도 새로운 사업영역을 찾아 움직이는 최고경영자(CEO)는 절묘한 묘수로 난국을 타개하는 프로기사를 연상케한다.

아마 6단의 바둑 실력인 한국통신 이상철(李相哲ㆍ53) 사장은 틈틈이 프로기사와 대국하며 기력(棋力)을 키운다.

조훈현(曺薰鉉) 9단과 넉 점을 깔고 접 바둑을 둬 이긴 적도 있다. 그는 바둑수업도 기업경영을 위한 수련의 일종이라고믿고 있다.

덩치는 크지만(大馬) 움직임이 둔한(困馬) 한국통신을 취임 7개월 만에 발빠르게 변신시킨 수완도 묘수풀이에 능한 바둑실력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4만5,000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공룡기업’ 한국통신을 이끌고 있는 이 사장은 운명 개척론자다. 주어진 삶도 인간 의지에 따라 바꿀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일을성취하려면 먼저 그 일이 가치가 있다고 확신을 가져야 하며, 확신이 들면 열정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6월 말 뉴욕 증시에서한통 주식 5,550만주(2조9,125억원)를 해외주식예탁증서(ADR)발행을 통해 성공적으로 매각, 정부 지분을 57.9%에서 40.1%로 낮췄다.

“해외 사업자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한 정부 지분(5.5%) 매각 협상이 진행 중이어서 내년6월까지는 민영화 작업이 완료될 것으로 봅니다.”

이 사장은 ADR을 발행하기 위해 보름동안 11개국에서 투자설명회를 열면서 한통의 미래를 확신했다고 한다. “해외 투자가들의 관심과 이해 수준은 예상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이동전화 사업자와의 접속료율까지 외우고 있을 정도로 한통을 철저히 분석했더군요.

해외 투자가들은 한통이 유무선 통합서비스를완벽히 제공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기업이라는 점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이 사장은 무선통신 전문가다. 경기고,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나와 미국 듀크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항공우주국(NASA)에서 통신위성 설계를 맡았고 핵잠수함의 무선통신 암호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

1991년 한통에 들어와 95년 무선통신사업 추진단장, PCS사업 추진위원장을 거쳐 97년 한국통신프리텔(현 KT프리텔) 사장에 취임했다. 창사 6개월만에 가입자가 100만명을 돌파하고 2년만에 250만명까지 증가, 통신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의 경영수완은 철저한 능력 중심의 인사, 업무 결정단계의 합리적 축소에서나온다. 직원들을 ‘오케스트라’ 단원처럼 단련시켜 하모니를 이끌어내는 리더십도 그 중의 하나다.

그의 개혁 행보는 요즘도 계속되고 있다. 105개 항목에 달하던 사규(社規)를 과감히 손질, 37개 항목으로 줄였다. ‘규정’을 들먹거리는 수동적인 자세가 조직 발전을 저해한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민영화를 앞둔 한통에서 ‘관료’ 냄새를 말끔히 지워내겠다는 것이다.

지난 달에는 전직원이 사내 TV로 지켜 보는 가운데 2시간 동안 ‘사원과의 대화’ 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한통의 미래에 대해 쏟아지는 직설적인 질문에 대해 문제점과 비전을 가감없이 전달, 대다수 사원들의 공감을 얻었다

“민영화한 한통은 투명한 지배구조로 한국의 대표적인 기업 모델을 제시할 겁니다. 수익성에 입각한

공격 경영은 필수지요. 전문경영인에 의한 ‘주주 가치 중심의 경영’ 아니겠습니까.” 한통은 이 사장에 의해 벌써 ㈜KT로 바뀌어가고 있다.

황상진기자

april@hk.co.kr

■한국통신은…

110년의 역사를 가진 한국통신은 명실공히 국내 최대의 종합통신기업이다. 국내 유선통신 시장의 90%이사을 점유하고 있는 대표적 유선통신 사업자이기도 하다. 한국통신은 1997년 6만 2,000여명이던 인력을 4만 5,000명으로 축소하고 사내기업을 분사하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급변하는 세계 통신시장의 환경변화에 적극 대처하기 위해 지난해 부터 초고속 인터넷에 집중투자,세계최고의 초고속 인터넷 회사로 성장했으며 6월 2차 해외 DR의 성공적 발행으로 세계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

초고속 인터넷의 경우 올해말까지 자체 브랜드인 '메가패스' 가입자 383만명을 확보해 점유율을 50% 이상으로 높일 계획이다. 일본과 몽골등에 ADSL관련 기술과 마케팅 노하우 수출도 추진할 예정. 한통은 특히 기존 유선기반의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유무선 통합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위해 본체가 보유한 유선 네트워크 역량과 KTF등 무선 자회사들의 서비스를 유기적으로 결합할 계획이다. 이상철 사장이 이끄는 한국통신호는 내년으로 예정된 민영화와 이미 사업권을 획득한 IMT -2000 서비스 및 위성방송 등 대규모 신규사업 추진과정에서 국내외 시장의 냉정한 평가를 또 다시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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